(디바이스 세상)태블릿 시장에 가성비 '끝판왕'이 나타났다
ASUS 젠패드 8.0…34만원에 고사양 음향·화질을 누리자
입력 : 2015-12-17 08:07:04 수정 : 2015-12-17 08:07:04
태블릿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휴대폰 외에 다른 사무기기는 번거롭다. 많이들 갖고 싶어하는 유명 A사의 태블릿 가격은 50만~60원대를 넘나든다. 노트북을 24시간 들고 다니는 직업상 중저가 노트북 가격정도의 태블릿은 사치라고 생각했다. 현실적(?) 가격인 30만~40만원대 태블릿에 눈을 돌리면 흔히 말하는 스펙이 기대에 못미친다. 기본 기능만 있으면 된다며 애써 쓰다보면 결국 남의 떡이 커보여 중고카페를 클릭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불평불만을 없애고 과감히 지름신을 부르는 제품을 두고 '가성비' 끝판왕이라 일컫는다. 말 그대로 저렴한 가격에 비해 고사양의 성능을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제품 출시때 부터 이같은 '가성비'를 앞세워 마케팅을 한 곳이 있다. 대만 기업 에이수스(ASUS)다. 스마트워치부터 PC까지 연일 가성비 제품을 쏟아내는 에이수스에서 젠패드 8.0을 지난 10월말에 선보였다. 데스크톱급의 퍼포먼스와 차별화된 그래픽, 사운드 등 익히 보여주고 검증받았던 'Zen' 아이덴티티를 태블릿에도 녹여내 국내 태블릿 시장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가격은 34만8000원. 저렴한 축에 속한다. 지인들도 "스펙이 나쁘지 않다면 가격 자체만으로는 사고싶은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젠패드 8.0 전면. 사진/에이수스
 
가벼움+디자인도 고려…클러치 백 연상
 
과거 초창기 갤럭시 탭 시리즈를 사용할 때 무게가 상당했다. 지지대가 없으면 사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 이후 태블릿 구매 유무를 판단하는 제 1원칙은 '무게'와 '휴대성'이다. 세부 사양이 아무리 좋더라도 무거우면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젠패드 8.0은 가볍다. 298g에 불과해서 여성들이 한손으로 드는 것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웹툰, E-Book, 동영상 감상이 수월하다. 휴일에 침대에 누운 상태로 태블릿을 들어서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면 무게로서는 충분히 합격점을 줄 수 있었다.
 
남성보다 여성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유는 후면 디자인이다. 여자들이 자주 들고다니는 클러치 백을 연상시켰다. 메탈 부분을 제외한 하단부는 가죽으로 처리돼 있다. 지인들은 그간 출시됐던 태블릿에서 찾아볼 수 없던 디자인이라며 이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 젠패드 8.0의 후면 가죽부분을 잡고 걸으면 그립감도 나쁘지 않다. 남자가 클러치 백을 들고 다닌다는 느낌은 주고 싶지 않았지만 가벼운 데다 후면 디자인도 세련돼 부끄럽진 않았다.
 
다이아몬드 컷으로 처리된 측면과 클러치 백을 연상시키는 가죽 부분. 사진/뉴스토마토
 
4GB 램 장착…영화시청·게임에 최적화
 
가성비가 좋다는 점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건 내부 스펙이다. 젠패드 8.0은 인텔 아톰 프로세서 Z3580가 탑재됐다. ASUS는 인텔의 아톰 프로세서가 주력이다. 기존에 PC를 라는 기반이 있어 그런 것인지 인텔이 아톰 프로세서를 태블릿과 스마트폰 시장에 투입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제품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805 이상의 성능을 갖고 있어 태블릿 시장에서는 하이엔드 급이다.
 
또 세계 최초로 4GB RAM을 장착했다. '다다익램'이라 불리는 시대에 안드로이드에서 아직 찾을 수 없는 스펙이다. 이 장점은 특히 게임을 할 때 여실히 드러났다. 스포츠게임(퍼펙트이닝 2015), 자동차 경주게임(니드 포 스피드) 모두 실행하는 데 버벅거리거나 딜레이 되는 동작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에이수스의 게이밍노트북 제작 기술이 태블릿에서도 가감없이 구현되는 셈이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때도 딜레이 없는 터치감으로 멀티태스킹도 가능했다.
 
젠패드 8.0은 듀얼스피커를 장착해 음질도 뛰어나다. 젠패드 8.0를 이용해 축구 동영상을 보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블루투스 스피커에 버금가는 음색
 
음장 기술은 DTS HD 프리미엄을 적용했다. 태블릿 PC에서 재생할수 있는 음역을 최대한 넓힌 것이다. 듀얼 스피커를 통해 일반 태블릿보다 약 3배 더 풍부한 저음을 들을 수 있고, 에이수스의 소닉마스터 기술도 채택해 선명한 사운드를 재현했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연결하면 가상 5.1채널 서라운드(Surround) 기능을 통해 입체감 있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특히 스피커 전면 상단과 하단에 위치해 높은 출력을 자랑한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자면 웬만한 블루투스 스피커와 음질을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축구 중계, 영화 감상을 할 때 TV가 아니라도 이 정도 음질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음질만큼 화질에도 꽤 많은 신경을 쓴 듯 했다. 8인치 크기에 2K QXGA 해상도(2048x1536)로 아이패드 미니4와 동일한 해상도를 지원한다. 트루2라이프 플러스(Tru2Life Plus) 라는 자체 디스플레이 기술도 채택했다. 178도 넓은 시야각 덕분에 다른 사람과 함께 영상을 보는 데도 무리가 없었다. 여기에 투명도를 94%로 올리리는 트루비비드(TruVivid)와 색온도를 보정해 TV를 보는듯한 색감을 전달하는 스플렌디드(Splendid), 스크린에서 나오는 파란색 계열의 광원인 블루라이트를 줄여 눈을 보호하는 아이케어(Eye-Care) 기술도 품었다.
 
젠패드 8.0을 손에 휴대한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USB C타입의 케이블을 사용한다는 것이 특이했다. C타입은 지난해 8월부터 표준으로 지정돼 앞으로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등  IT 기기들의 포트가 바뀔 예정이다. 태블릿 본체의 포트는 USB C타입으로 돼 있지만 전원케이브가 연결되는 기존 USB타입으로 만들어 PC나 노트북 연결에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만들어 놨다. 다만 아직까진 상용화가 많이 되지 않아 케이블을 늘 휴대해야 된다는 단점이 있다.
 
태블릿 자체에 강력한 고성능을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가성비’만 충족하는 선에서 젠패드 8.0은 맞춤형으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태블릿 시장이 하향세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제품이 가진 가성비 만틈이나 시장에서 환영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단순히 고성능과 새로운 디자인으로만 재포장해 출시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확신할 수 없다.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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