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내년 초 성과주의 도입 총력전 예고
내년 1월 성과주의 확대·공청회 개최…노조들 '강성' 위원장 선출돼 대립 격화될 듯
입력 : 2015-12-23 15:30:20 수정 : 2015-12-23 15:30:20
금융당국이 내년 초 은행권의 성과주의 도입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지난달 관련 세미나를 열고 국책은행부터 도입을 추진했지만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시행이 미뤄졌다.
 
하지만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유임된 상황에서 임 위원장의 금융개혁의 주요 사안을 연초에 밀어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년 1월 성과주의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금융위는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부터 먼저 성과주의를 도입한 후 주요 시중은행들로 성과주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임 위원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도 "성과주의는 업무 성과가 높은 직원에게는 보다 높은 평가와 많은 보수를 받도록 하는 것"이라며 "성과주의 도입의 단계적 확산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최근 실시한 노조 위원장 선거에서 모두 성과주의를 강하게 반대한 후보들이 당선됐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4일 열린 15대 노조위원장 선거 결선투표에서 나기수 후보가 당선됐다. 나 당선자는 14대 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을 역임하면서 현 홍완엽 위원장과 같이 성과주의를 강력하게 반대한 후보다. 주요 공약에서도 '성과주의 저지'를 가장 크게 내걸었다.
 
현 위원장은 다음달 8일부터 금융노조의 수석부위원장직을 수행한다.
 
리딩뱅크인 신한은행의 노조위원장 선거에서도 강성인 유주선 현 위원장이 당선됐다.
 
지난 18일 열린 노조위원장 결선투표에서 유 위원장은 전체 투표자 중 50.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유 위원장은 '개인별 성과평가제도 도입 저지'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밖에도 ▲경영성과지표(KPI)의 획기적 개선 ▲직무지식평가제도 및 직무챔피언제도 폐지 ▲후선역제도 폐지 ▲자체 서비스 품질 관리지표(SCALE)의 KPI 반영 제외 ▲후선역제도 폐지 등의 성과제 반대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며 당선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금융위가 그 전에 성과주의 도입에 어느정도 결실을 내려한다"면서도 "은행권 내부의 반발이 강성 노조 위원장의 당선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위부터)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개혁 현장점검 성과보고회'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금융노조가 성과주의 반대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노조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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