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내비' 스위치 수리비가 70만원?..소비자는 '봉'
부품세트 통째 교환관행 '점입가경'
자동차부품가격정보시스템도 '유명무실'
입력 : 2009-08-24 17:17:00 수정 : 2009-08-25 07:25:59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회사원 윤모(35)씨는 자동차의 오디오와 내비게이션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멀티 AV 시스템’의 스위치 오작동 문제로 자동차공업센터에 차를 맡겼다.
 
몇 만원이면 고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윤씨는 공임비를 뺀 부품값만 67만7천원이 든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업체 직원이 "그나마 200만원 이상이던 부품가격이 고객들의 항의로 70만원대로 낮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순 스위치 오작동 문제로 AS를 받으려 했던건데 일체형으로 제작된 부품은 따로 수리가 되지 않아 통째로 교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윤씨는 "신차 구매할 때 판매직원은 멀티 AV 시스템 패키지를 포함한 차량이 가격이나 수리면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지금에 와서 부품을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일체형으로 바꿔야 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자가운전자라면 윤씨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 많다.
 
멀티 AV 시스템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일체형 부품이 단순한 부품 문제로 통째로 부품세트를 교체해야 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수리가 수두룩하다.
 
사이드미러의 거울이 조금만 깨져도 이를 감싼 틀까지 통째로 교체해야 하는 것이 관행이 된 것이다.
 
일부 차종에 따라 유리부품을 낱개로 구매할 수 있지만, 이도 소비자에게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부품회사들이 낱개보다 일체형으로 부품을 만들어야 이익률을 2~3배 높일 수 있다"면서 "정비업체 입장에서도 수리 시간절약과 수익성 측면에서 일체형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지난해 10월 자동차부품의 사양과 가격 등의 정보를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자동차부품가격정보시스템(parts.kama.or.kr)을 구축했지만, 이도 홍보가 되지 않아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선진국에서처럼 부품전문점이 등장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낱개 부품의 수리·교체가 가능하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뉴스토마토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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