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거래소는 일취월장…한국은 '제자리'
입력 : 2016-02-29 12:00:00 수정 : 2016-02-29 12:00:00
해외 거래소들이 통합과 연계 비즈니스 확대를 통해 성장하고 있지만 한국거래소는 이같은 흐름에 뒤쳐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묶이면서다. 거래소의 경쟁력 강화와 국내 자본 시장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관련 법의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국 런던증시를 운영하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를 운영하는 도이체뵈르제의 합병이 재추진 중이다. 이 2곳 거래소의 합병이 성공하면 유럽 최대 증권거래소 운영사가 생기게 된다. 특히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과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운영하는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 등을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거래소들의 통합은 해외에서는 낯설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13년 11월 ICE는 NYSE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거래소로 도약하며 주식과 파생상품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했다. 또 홍콩거래소(HKEx)는 2012년 12월 런던금속거래소(LME)를 인수했다. 런던증권거래소(LSE)는 2010년 2월 대체거래시스템(MTF)과의 경쟁에 대응해 유럽 2위 MTF인 터콰이즈(Turquoise)를 인수했다.
 
아시아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후강퉁, 선강퉁을 통해 아시아 시장의 유동성 블랙홀로 부상했다. 일본은 대만, 싱가포르와의 교차거래를 적극 단행하며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또 FTSE A50 선물, 니케이225선물 등 해외선물 상장을 통해 경쟁국의 유동성을 자국으로 유치하고 있다.
 
거래소들의 통합과 연계 비즈니스는 원격지에 청산소와 네트워크 허브를 설치하고 IT 해외 수출과 교차거래 추진 등을 통해 로컬 시장의 성장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이러한 흐름에서 소외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회원중심의 폐쇄적 주주 구성, 비상장법인이라는 한계, 기업가적 경영역량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에 국한된 사업영역과 매매수수료 중심인 수익원으로 인해 지난해 거래소의 순이익률은 23%로 싱가폴SGX(46%), 홍콩HKEx(52%) 대비 현저히 낮다. 또 넥슨이나 라인 등 유망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상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는 지난 2009년 1월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국제적인 변화 흐름에서 소외됐다”며 “각국의 거래소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과 기업공개(IPO) 등이 담긴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 통과는 2월 임시국회에서 무산된 상황이지만 4월 국회 때 통과하게 되면 경쟁력 강화를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한국거래소는 세계 거래소들과의 지분 교환을 실시해 아시아 시장을 선도하는 거래소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업공개 자금을 통해 인수합병(M&A),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는 로드맵을 세워뒀다. 해외 거래소와 교차상장, 공동상품개발 활성화도 실시한다는 전략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지주회사로 전환된다면 시장간 실질적 경쟁환경을 조성하면서 기업과 투자자에게 보다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거래소 국제화를 통해 다양한 해외 상품에 대한 투자기회를 확대하고, 매매 플랫폼간 경쟁을 통해 더욱 유리한 투자기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
 
사진/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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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