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광주행 유세버스를 탈까
40대 이하 호남 유권자들 지지세 여전히 높아…최대 관전포인트
입력 : 2016-04-04 17:05:46 수정 : 2016-04-04 17:11:23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김종인·문재인 두 분 모두 존경한다. 어느 분이든 도와주러 온다면 감사할 뿐이다. 그런데 왜 ‘호남홀대론’이라는 이상한 프레임을 씌워 ‘누가 당선되면 누가 돌아온다’는 식의 말들을 하는지, 정말 미칠 지경이다.”
 
호남 지역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의 한 후보가 4일 기자와의 통화 도중 울음을 터뜨리며 한 말이다. 흥분된 상태여서 말의 뜻이 명료하지는 않았지만,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호남 민심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거나 과장하는 이들에 대한 분노가 묻어났다. 노무현 정부의 호남 홀대는 사실이 아님을 많은 지표들이 증명하지만, 팩트와 무관한 주장이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었다. 그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선뜻 도움을 청하는 것도 불안한 마음이 엿보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문 전 대표의 호남 지역 유세를 사실상 반대한 것은 그같은 현실 때문이다. 김 대표는 전날 기자들에게 “출마자들이 요청하면 (호남에) 올 수도 있겠지만 과연 요청할 사람이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남은 선거운동 기간 8일 중 어느 시점에 문 전 대표가 결국 호남선을 타야 한다는 의견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문 전 대표에 관한 지지세가 여전히 강한 40대 이하 호남 유권자들을 자극해 투표장으로 끌어내려면 바로 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전하고 있는 광주·전남의 더민주 후보들에게 '문재인'만한 원군은 없다. 
 
문 전 대표의 대선 가도를 위해서도 호남행을 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선 때 호남에 선거운동도 오지 못한 기호 2번 대통령 후보'라면 대선 승리는 불가능하다. 호남 민심과의 화해는 그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문 전 대표가 광주나 목포에 내려가 지원유세를 하고 그에 힘입어 더민주 후보들이 현재 판세를 뒤집는다면 문 전 대표의 앞길도 탄탄대로가 된다. 반면 그의 방문에도 불구하고 더민주가 호남에서 참패하면, 그의 대선가도는 짙은 안개에 휩싸인다. 문 전 대표의 호남행은 이번 총선의 최대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경기도 지역의 한 지지자가 4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게 넥타이를 매 주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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