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호남 방문 영향? 기다려 볼 수밖에"
입력 : 2016-04-09 17:43:14 수정 : 2016-04-09 17:43:31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호남 지역에서 쉽지 않은 선거를 치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 문재인 전 대표의 이번 광주 방문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예단하기는 힘들다. 기다려 보겠다는 것밖에 할 말이 없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총선의 마지막 변수로 꼽히는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이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 전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방문 이튿날인 9일 이에 대한 질문에 극도로 말을 아끼며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참여정부가 호남을 홀대했다는 유령과 같은 주장과 싸우는 게 가장 어려웠다”며 “실체가 있다면 반박하면 된다. 그러나 팩트가 아니고 실체도 없는 황당한 상황에 대응하는 것이 힘들다”고 말했다.
 
8일 광주와 9일 전주의 거리에서 문 전 대표와 마주친 시민들 가운데 그를 강하게 성토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너무 늦게 왔다고 원망하는 목소리는 간간히 들을 수 있었다. 그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퍼지기 전이나 직후에 왔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광주 서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후보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투표일에 과연 누구를 찍을지 결정을 유보하고 있는 유권자들이 여전히 많다”며 “이제 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다. 문 전 대표가 적기에 온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가 영입한 대표적인 인사인 양 후보는 국민의당 천정배 후보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는 9일 문 전 대표가 광주 서구에 있는 발산마을 경로당을 방문할 때 동행한 후 “좋은 시점에 왔다”고 평가했다. 양 후보는 “문 전 대표가 광주에 오는 과정에서 고뇌가 있었다”며 “어떻게 하면 광주시민들에게 자신의 사과가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김홍걸 "정동영, 안철수 전횡에 말 한마디 못해"
 
문 대표의 호남 방문 일정에 동행한 더민주의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이날 국민의당 정동영 후보(전북 전주병)의 실명을 거론하며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여당의 2중대 노릇을 하는데 왜 한번도 항의를 못하느냐”며 “제대로 야당할 수 있다고 말하는 분이 안 대표의 전횡에 말 한마디도 못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전주 전북대 서문 유세에서 “국회의원을 한번 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 안 가리고 야권을 분열시키고, 여당에 어부지리를 줘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그런 태도는 절대 김대중 정신일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제가 총선에 나선 이유는 박근혜 정권 심판을 이번에 꼭 해야하는데 제3당 국민의당이 생겨서 그 일이 어렵게 됐기 때문”이라며 “그 분들(국민의당 후보들)은 자신들이 김대중 정신을 계승한 적자라고 한다. 하지만 김대중 정신이란 단결과 화합, 사리사욕을 뛰어 넘어 대의를 추구하는 것이고, 정의를 위해 행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도 이 자리에서 “국민의당이 3당 구도를 만든다고 창당했지만 제1야당이 약화되고 제3당은 군소정당이 된다면, 그런 3당 구도는 새누리당의 영구 집권을 도와주는 구도 아니냐”며 “선택은 역시 더민주뿐이다. 저희가 정말 송구스럽지만 전주 시민들에게 전략적인 투표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전주 유세를 마친 문 전 대표는 전북 김제의 김춘진 후보·익산의 한병도 후보 선거사무소를 들른 후 호남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다.
 
전주·광주=박주용 기자, 최한영 기자 rukaoa@etomato.com
 
광주 서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후보가 9일 오후 지역구의 한 경로당을 찾은 문재인 전 대표의 소개에 따라 주민들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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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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