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5월 글로벌 증시, 올해는 기대해볼까
연준 정책 기대감 유가 안정 등으로 전망 ‘맑음’
입력 : 2016-05-02 14:51:37 수정 : 2016-05-02 14:58:25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5월에 팔고 떠나라’는 오랜 증시 격언이 있다. 통상 5월부터 11월까지 수익률이 12~4월 사이의 수익률보다 크게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5월은 다를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부진한 미국의 경제지표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과 국제유가의 안정세 등은 글로벌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다만 비관론자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과 브렉시트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미 증시, 단기 상승 랠리 가능할 듯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일하고 있는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1일(현지시간) USA투데이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5월에 주식을 매도하라는 월가 격언이 올해에는 틀렸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증시는 올 초 부진한 흐름을 보인 이후 2월11일부터 지금까지 11%나 반등하며 강세장에 들어섰다.
 
역사적으로 이렇게 증시가 4월 강세장을 나타낼때에는 5월과 10월 사이의 부진함도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한 적어도 6월까지는 금리가 인상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뿐 아니라 소비, 인플레이션 지표가 모두 부진하게 나오며 연준이 신중한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6월 금리 인상도 어렵고 올해 말은 돼야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팽팽하다.
 
마크 페퍼 CLS인베스트먼트 선임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지난해에는 5월에 팔라는 격언이 맞아떨어졌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또한 1분기 부진한 기업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이미 증시에 다 반영이 된 만큼, 5월 뚜렷한 악재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동안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국제유가의 가파른 하락 역시 진정세를 보이고 있고 달러화도 약세를 띠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경제가 1분기에 0.5% 성장에 그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2분기부터는 어느정도 개선세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증시에는 호재다.
 
미 투자전문 매체 시킹알파는 5월 미 증시 흐름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며 올해 S&P500 전망치를 2150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유럽, 경제회복 기대 vs 브렉시트 우려
 
미 증시의 이러한 호재들은 유럽 증시에도 고스란히 반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유로존 경제가 미약하게나마 회복세를 나타내는 점 역시 5월 증시 전망을 밝게 한다.
 
그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유로존은 지난 1분기 0.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을 뛰어넘는 수치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GDP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BNP파리바는 1분기 GDP가 발표된 직후 유로존이 올해 연간 1.3%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가 강력한 추가부양책을 쏟아낼 뿐 아니라 앞으로도 언제든지 추가 방법들을 쓸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점 역시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GDP가 개선되긴 했으나, 유로존의 4월 물가 상승률은 마이너스(-)0.2%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 ECB의 추가 부양책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최대 복병은 영국의 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다.
 
주요 외신들은 유럽 증시의 경우에는 지금까지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감이 증시에 그다지 반영이 되지 않았지만, 국민투표가 예정돼 있는 6월이 다가오면서 특히 영국 증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토니오 바로소 테네오인텔리전스 선임 부회장은 “영국의 EU 탈퇴는 다른 나라들의 탈퇴를 이끌고 결국 시장에도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엔고에 일본 '흐림' · MSCI지수 편입 앞둔 중국 '맑음'
 
글로벌 증시 가운데서 일본 증시 전망은 가장 어둡다. 일본은행(BOJ)이 지난 4월 회의에서 예상을 깨고 아무런 부양책도 발표하지 않은 가운데, 이에 따른 엔화 강세 현상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11%가 넘는 급등세를 보였고, 지난 한달 동안만 해도 무려 5.1% 치솟았다.
 
계속되는 엔화 강세에 따라 마이니치신문이 지난달 일본 주요기업 121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업 10개 중 7개는 현재 일본 경제가 정체됐다고 응답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 미국 재무부는 ‘주요 교역 대상국의 환율정책 보고서’를 통해 일본 등 5개 국가를 환율 조작 여부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
 
카수노리 키타쿠라 수미모토미쓰이트러스트뱅크 전략가는 “나쁜 소식은 꼭 한번에 터지는 것 같다”면서 “현재 BOJ가 시장과 원활하게 소통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5월에는 BOJ의 회의도 예정돼 있지 않아 일본 증시를 끌어올릴 긍정적인 요인이 없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경우에는 이달말 중국 ADR(미국주식예탁증서)과 중국A주가 MSCI(모건스탠리 인터네셔널) 신흥시장지수에 편입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중국A주의 MSCI 편입은 이미 4번째 도전인 가운데, 팅 가오 UBS 이코노미스트는 편입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만약 중국A주가 MSCI 신흥시장지수에 편입이 된다면, 중국 증시로 외국인들의 자금이 들어오며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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