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경영권 분쟁 '끝'이 보인다
명분 잃은 신동주, 이달 주총 '마지막 기회'
입력 : 2016-06-01 15:06:29 수정 : 2016-06-01 15:06:29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롯데 형제의 난이 '운명의 6월'을 맞았다. 1년 가까이 이어져온 경영권 분쟁이 최종 결말을 눈 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의 정기 주주총회가 이달 말에 개최된다. 
 
앞서 2차례 열린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의 반격에도 압승한만큼 이번 주총에서도 신 회장의 승리로 끝날 경우, 사실상 경영권 분쟁의 종지부를 찍게 된다.
 
롯데 경영권 분쟁은 이미 마무리 수순에 돌입했다는 게 재계 중론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현재 막다른 코너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신 총괄회장이 지명한 후계자는 바로 나'라며 자신있게 나섰던 신 전 부회장은 한국과 일본에서 열린 주총에서 잇따라 패하며 수세에 몰려있다. 
 
여기에 롯데쇼핑과 호텔롯데를 상대로 한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은 취하했으며, 롯데그룹 계열사 7개 대표를 상대로 한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한 사건도 모두 불기소 처분 처리됐다. 
 
SDJ코퍼레이션 등에 따르면 입지가 급격히 좁아진 신 전 부회장은 최근에도 일본과 한국을 수시로 오가며 이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정기주총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분위기 반전을 노릴만한 히든카드도 사실상 다 써버렸다.
 
지난 3월 열린 임시주총을 약 보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연 신 전 부회장은 종업원지주회 지분을 모든 종업원과 나눠주겠다는 파격 제안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비장의 카드에도 종업원지주회는 동요하지 않았고 패배의 쓴잔을 마셔야했다. 
 
최근에는 퇴직임원 비롯 200여명 참여한 지지모임 발족을 알렸지만, 주총결과를 좌지우지 할 만한 영향력은 없어 보인다는 게 롯데 안팎의 시각이다. 특히 '지원군'이었던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이 정신감정을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도 신 전 부회장에겐 그동안의 명분을 잃게 만드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결 여유로운 표정이다.
 
최근 호텔롯데의 상장을 앞두고 신 회장은 '원톱 체제'에 못을 박기 위해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30일에는 국내 대기업 오너로서는 이례적으로 직접 기업공개(IPO)의 참석하며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그 동안 호텔롯데를 둘러싼 잡음을 종식시키는 동시에 자신이 그룹의 실질적인 리더라는 것을 대외적으로 각인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마무리 수순으로 보이며, 신동주 전 부회장도 더 이상의 반격카드를 찾기 힘들어 보인다"며 "롯데그룹이 6월 주총 이후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에 나설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왼쪽부터)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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