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대우조선 5.3조 규모 자구안 승인
산은 "대우조선, 신규 수주 50%로 축소돼도 유동성 문제없어"
입력 : 2016-06-08 14:42:04 수정 : 2016-06-08 14:42:04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총 5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마련하고 실행에 나선다. 지난해 10월 수립한 1조8500억원의 자구계획에 3조4500억원을 추가한 것이다.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8일 이 같은 추가 자구계획안을 발표하고, 수주 절벽 등 최악의 경영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10월 채권단으로부터 4조2000억원의 지원을 받는 한편 1조8500억원 수준의 자구계획을 실행했다. 그러나 수립 당시보다 올해 극심한 수주 절벽 등 대내외 경영 여건이 악화되면서 선수금 유입을 통한 유동성 조달 등 각종 애로사항이 발생할 우려도 커졌다.
 
이에 대우조선은 수주 부진 장기화에도 생존할 수 있도록 선제적 추가 자구계획을 수립한 것.
 
이를 위해 대우조선은 인력, 설비, 자회사 등 생산요소를 과감하게 축소하고, 기업 문화와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보상체계(성과연봉제와 직무급제)를 도입키로 했다
 
오는 2020년까지 직영 인력을 20% 이상 감축하고, 임직원 임금 20% 반납을 통해 직영인건비도 30% 이상 절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조선업계 최초로 성과연봉제(사무기술직)와 직무급제(생산직)을 도입해, 이익이 날 경우에만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은 또한 국내외 자회사 14개를 오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두 매각하고 서울 본사를 옥포로 즉시 이전해 야드 현장으로 모든 경영활동을 집중한다. 생산 능력도 30%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플로팅 도크 2기를 매각해 기존 7개 도크를 5개로 축소 운영하며, 모든 비영업용 자산도 매각해 회사의 자원과 역량을 조선업에만 투입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특수선 사업부문은 물적 분할해 자회사화한 후 전략적 투자자 유치 또는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유동성을 조달할 예정이다.
 
특수선 사업부문은 생산방식의 특수성 및 보안상의 이슈로 이미 상선 및 해양부문과는 분리 운영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의 특수선 사업부문은 뛰어난 역량으로 분할 및 독자 운영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이와 동시에 지난해 세운 자구안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서울 본사 매각, 마곡 부지 반납 등도 예정대로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현재의 경영 악화 상황에서도 추가 자구계획을 성실하게 이행하면 기존 지원 방안에 의한 정상화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삼성회계법인은 신규 수주 감소 및 건조 관련 리스크 등을 고려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 연초 발표한 계획 대비 신규 수주가 50% 수준으로 축소된다고 해도 신규 자금 미집행분 1조원을 지원하는 경우 유동성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파악됐다.
 
나아가 매출 10조원 수준으로의 연착륙과 5조3000억원에 달하는 자구계획 이행으로 안정적인 영업이익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수금환급보증(RG) 신규 발급, 시중은행들의 금융거래 유지 동참이 필수적임에 따라 대우조선은 채권단과의 긴밀한 협조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우조선은 추가 자구계획과 별개로 수주 절벽의 장기화에 대비해 즉각적인 인력 추가조정, 임금 삭감 등의 조치를 포함한 비상대응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최악의 경영 상황이 예상되는 시점에 단계별로 이행해 선제적으로 체질 개선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경남 거제시의 대우조선해양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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