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압수수색 폭탄에 '당혹'
그룹 "상황파악 중"…측근 비리 뇌관 터질까 '초긴장'
입력 : 2016-06-10 10:27:47 수정 : 2016-06-10 10:27:47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며 신동빈 회장의 원톱 체제 굳히기에 돌입하는 것처럼 보였던 롯데그룹이 대대적인 검찰 사정바람에 당혹한 기색이 역력하다.
 
검찰이 한국 롯데그룹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와 주요 계열사들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동원된 검찰 수사관만 200명 가량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는 10일 오전 8시쯤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 정황을 포착하고 서울 중구 롯데호텔 본사와 주요 계열사, 롯데그룹 일부 임원 주거지 등 17곳을 압수수색 중이다. 
 
압수수색 대상은 롯데그룹 24층 정책본부와 롯데호텔, 롯데쇼핑, 롯데홈쇼핑 등 7개 계열사와 신격호 롯데그룹의 총괄회장의 집무실인 롯데호텔 34층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롯데그룹의 자금 흐름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경영진의 횡령·배임 등의 비리 단서를 확보하고 이날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에도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과 관련해 뒷돈을 받은 의혹으로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의 자택과 호텔롯데의 면세사업부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일주일 간격을 두고 연거푸 이뤄진 검찰의 대대적 압수수색에 롯데그룹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특히 이날 압수수색은 그룹 핵심 컨트롤타워라 할 수 있는 정책본부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를 겨냥하고 있어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표정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갑작스럽게 들어온 압수수색이어서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어떤 배경에서 이뤄진 압수수색인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롯데 상장 등 그룹 개혁에 박차를 가하던 롯데그룹은 검찰의 대대적인 사정 대상에 오르며 사면초가에 빠지게 됐다.
 
신영자 롯데복지재단의 비리 의혹에 이어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까지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등 핵심측근들이 줄줄이 소환되며 경영정상화를 목전에 두고 치명적인 악재를 만나게 됐다.
 
특히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 잠실면세점 재승인, 호텔롯데 상장 등도 안갯속에 빠져들게 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정확한 사실 관계를 해명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롯데 경영의 최대 가치로 투명 경영,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 경영 등을 강조한만큼 만약 고칠 부분이 드러나면 과감하게 개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 정운호 게이트 수사를 위해 검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간 롯데면세점 사무실 모습.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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