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정의당 "더민주 사드 입장 모호"
제1야당 '좌고우면' 태도 비판…정의당 "4당 대표회담 열자"
입력 : 2016-07-10 14:55:53 수정 : 2016-07-10 14:55:53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10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배치 반대 의사를 재확인하는 가운데 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분명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더민주에서 (사드 배치를) 사실상 찬성한다는 보도를 보고 저는 제 눈과 귀를 의심했다”며 “국익을 위해서도, 정체성 차원에서도 (더민주는)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지난 8일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이 발표된 직후 “배치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며 다소 모호한 의사를 밝혔다. 대변인을 통해 발표된 당의 공식 입장 역시 “실익이 있는 사드 배치라면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국민이나 야당과의 사전에 충분한 논의가 없이 졸속적으로 결정하고 발표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는 수준이었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종인 대표의 발언을 문제삼으며 “제1야당이 이런 중대한 국가안보 현안에 대해서 보다 명확한 당의 입장을 제시하고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책임 있고 선도적인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더민주는 이날도 “사드 배치의 효용성과 관련 대책을 엄밀하게 따질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내놓았다. 김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의 이견에 대해서는 “(현재와 같은) 방식의 사드 배치에 대해서 신중론을 펴는 입장은 두분 다 다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관점에서) 입장을 조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더민주 개별 의원들 차원에서는 송영길·추미애 의원 등 유력 당권주자들이 “전면 재검토하라”며 일제히 사드 반대 입장을 내놨고, 최대계파인 친노(노무현)·친문(문재인)계에 속한 인사들과 김부겸·김영춘 의원 등 비주류 인사들도 한목소리로 강하게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들의 발언과 당 지도부의 입장을 비교해보면 약간의 온도차가 분명 있다는 지적이다. 더민주는 사드에 대한 당론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정의당은 사드 문제를 논의할 여야 4당 대표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심 대표는 “국민의당은 명확한 반대 입장을 이야기했기 때문에 공조 방안을 논의할 수 있고, 더민주는 유보적인 입장인데 어떤 방향으로 정리될지에 따라 협력과 공조의 방안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드를 배치하려면) 국가안보 정책에 관해 협정에 준하는 국회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민주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의논하기 위해 그만큼 무게감 있는 절차가 필요한 것에 대해 일견 동의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국방위원회는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사드 문제를 집중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국방위 위원들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은 뒤, 사안에 대한 질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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