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미 대선 관련 은행 외환담당 임원 긴급소집
향후 시장변동 가능성 논의…트럼프 당선에 위기감 커져
입력 : 2016-11-09 17:27:58 수정 : 2016-11-09 17:27:58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금융감독원이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제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시중은행 외환담당 임원들을 긴급 소집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9일 시중은행 외환담당 부행장들을 긴급 소집해 김영기 은행 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클린턴 후보가 승리할 경우 별도의 대책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으나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자 급하게 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승리를 예상했으나, 개표 결과 예상을 깨고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져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급증했다. 
 
실제로 트럼프 후보가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동안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한때 20원 이상 폭등했다.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도 장중 한 때 각각 3%, 5%씩 떨어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해외에서는 일본 니케이 지수와 홍콩 증시, 대만 증시도 2% 넘게 급락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 대선의 불확실성으로 오전 외환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 변동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대책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라며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현재 은행의 외화유동성은 양호한 상태이지만 트럼프 당선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별로 상황을 점검하고 상황이 악화될 경우 비상자금 조달 계획을 마련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날 오전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미국 대선 결과가 시장의 예측과 다를 경우 주가가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되는 등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며 "국내외 증시 동향과 외국인 투자 동향에 대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주식시장 불안 정도에 따라 비상대응계획 조치를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진 원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일부 국가의 물가상승 압력 등으로 금리리스크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할 시기"라며 "금리 리스크가 과도한 금융회사는 듀레이션 조정 등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5시에 합동으로 미국 대선과 관련해 '금융시장 상황과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하는 '금융시장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열기로 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리는 이번 긴급회의에는 정은보 부위원장과 사무처장, 금융정책국장, 자본시장국장, 국제협력관, 자문관 등이 자리한다. 또 진웅섭 금감원장과 금융상황분석실장, 외환감독국장과 한국거래소 이사장, 국제금융센터 원장, 금융연구원장, 자본시장연구원장 등도 참석한다. 
  
11월9일 미 대선 관련 금감원 시장상황 점검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금감원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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