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버거 시장)① 트렌드 앞세운 버거…시장 주류로
맘스터치의 '가성비'·쉐이크쉑의 '프리미엄' 시장 강타
입력 : 2017-02-02 08:00:00 수정 : 2017-02-02 08: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외식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패스트푸드 시장의 대표격인 '버거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30년 넘게 업계를 호령하던 브랜드들이 후발주자들의 추격 속에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고 위기 속에 새로운 트렌드를 앞세운 업체들은 외식 시장의 또 다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1000원대 햄버거는 이제 자취를 감췄고 '가볍게 한끼'를 즐길 수 있었던 시절은 막을 내린 지 오래다. 오히려 '고급화' 바람을 타고 1만원대 버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민 외식'으로 여겨졌지만 이젠 버거 매장의 메뉴들도 더 이상 서민을 타깃으로 삼지 않는 듯 가격은 매년 치솟았고 대학생들의 하루 생활비 절반에 달할 정도의 값 비싼 음식이 됐다. 빠르게 변하는 버거 시장 판도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패스트푸드 시장의 대표 격인 버거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후발 주자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기존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맘스터치와 쉐이크쉑 등 수제버거를 표방한 브랜드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형국이다.
 
수제버거 열풍을 탄 맘스터치는 최근 국내 1등 버거 브랜드 도약을 선언했다. 버거와 치킨 브랜드인 맘스터치는 최근 3~4년간 가맹점이 급속도로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버거 브랜드로는 두 번째로 1000호점을 돌파했으며 외식 프랜차이즈기업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괄목상대할만한 성장이 진행 중이다.
 
정현식 해마로푸드서비스 대표는 지난달 맘스터치 론칭 20주년 간담회에서 "2019년 국내 1등 버거 브랜드로 도약하고 2021년에는 매출액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며 "글로벌은 맥도날드, 국내는 롯데리아, 버거로는 버거킹, 치킨으로는 KFC 등 글로벌 업체를 뛰어 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5년 안에 매장 수 1500개, 매출 5000억원을 달성, 국내 1위는 물론, 해외 진출을 통해 글로벌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도 제시했다. 
 
맘스터치의 약진 배경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존재한다. 기존 업체보다 30% 가량 가격을 낮게 제품을 판매하고 주문 즉시 조리를 시작하는 수제 방식으로 제품의 퀼리티까지 놓치지 않아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맘스터치는 지난 2015년 매출은 전년 대비 90% 가까이 성장한 1468억원. 2016년도는 30% 이상 늘어나 2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맘스터치에 따르면 현재 전국 매장수도 1012개에 달해 롯데리아와 200여개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한 달 평균 20개 매장이 새롭게 오픈하고 있는 만큼 매장 수 자체로는 롯데리아를 뛰어 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본격적인 해외진출에도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지난해 대만과 베트남에 진출한 맘스터치는 먼저 대만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고무적이다. 올 10월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햄버거 시장이라고 말할 수 있는 미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정현식 대표는 "지난해까지는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시간이었다면 올해는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사업 다각화를 통해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국내를 비롯한 해외에서도 한국 외식문화의 발전과 저력을 전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맘스터치를 토종 브랜드의 약진으로 바라본다면 SPC그룹이 론칭한 '쉐이크쉑'은 글로벌 브랜드의 성공적인 안착 사례로 볼 수 있다.
 
최근 버거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단연 쉐이크쉑이다. SPC그룹이 지난해 7월 서울 강남대로에 선보인 쉐이크쉑 강남점은 최상급 식재료와 세심한 서비스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하루 방문객만 3000명 이상이다. 오픈 초기에는 1~2시간 대기는 기본이었고 3시간까지도 줄을 서야 겨우 매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최근에도 여전히 매장 밖에는 '쉑쉑버거'를 맛보려는 고객들이 줄을 서야 한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대로에 2호점을 열었다. 2호점 역시 오픈 첫날 매장 앞에는 영업 개시 전부터 200여 명이 줄을 서서 기다렸으며 하루 동안 2500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쉐이크쉑은 2001년 미국의 식당사업가인 대니 마이어가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공원에서 노점상으로 창업한 버거 전문점으로 SPC그룹이 한국 내 독점 운영계약을 체결했다.
 
쉐이크쉑의 흥행 배경에는 '파인캐주얼(Fine Casual)'을 추구하는 콘셉트와 '입소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고급 레스토랑 품질·서비스에 합리적인 가격과 편리함을 제공하는 새 매장이 소비자에게 먹혀든 것이다. 여기에 온라인을 통해 정보가 꾸준히 공유되면서 쉐이크쉑을 잘 모르던 사람들의 관심까지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쉐이크쉑의 상승세는 동종업계를 비롯한 외식 시장 전반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고 프리미엄 열풍과 부침을 겪었던 글로벌 브랜드의 국내 시장 안착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SPC그룹은 쉐이크쉑을 통해 외식사업을 강화해 2025년까지 파리크라상 외식사업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허희수 SPC 마케팅전략실장은 "쉐이크쉑 도입을 통해 최고급 레스토랑의 품질과 서비스에 합리적인 가격과 편리함을 적용한 외식업계의 새로운 시장을 국내에 개척할 것"밝히기도 했다. 
 
한편 SPC는 강북권에 3호점은 열 방침이며 10년 안에 국내에 매장 수를 25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말 1000호점을 돌파한 맘스터치 매장(왼쪽)과 프리미엄 버거 열풍을 몰고 온 쉐이크쉑 메뉴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각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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