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사국 부활…재벌개혁 첨병된다
12년 만에 다시 신설 추진…김상조 등 공정위 수장 '하마평'
입력 : 2017-05-15 17:23:22 수정 : 2017-05-15 17:24:22
[세종=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민주화 공약에 따라 '경제 검찰'로 통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권한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과감한 재벌개혁을 위해 공정위 내에 조사국의 부활도 예고돼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공정위에 재벌 대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를 집중 감시할 수 있는 조사국이 부활한다는 점이다. 조사국 신설은 공정거래법 개정 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하다. 조사국은 과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대기업을 전담해 대규모 기획이나 직권 조사를 중점적으로 수행했었다. 당시 50명에 달하는 조사인력을 투입해 현대와 삼성, 대우, LG, SK 등 대기업을 집중 조사했던 조사국은 기업들의 반발로 지난 2005년 사라졌다.
 
조사국의 부활은 박근혜 정권에서도 삼성전자가 최순실 사태에 연루되는 등 지금까지 청산하지 못했던 대기업과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끊어 적폐를 청산하고 경제 민주화를 이루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이에 따라 조사국은 총수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내부거래, 납품단가 후려치기, 기술탈취 같은 재벌의 갑질과 횡포에 대한 감시를 확대하고, 이에 대한 처벌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관련,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당시에는 재벌의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 규제를 위한 조사국이 있었는데 지금의 인원은 1개 과 정도로 축소됐다"며 "이 때문에 2013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새로 도입됐지만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기업 저승사자' 조사국이 신설될 경우 인력과 예산 보충 등 조직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12월 조사국은 시장감시본부와 카르텔조사단으로 재편됐다. 시장감시본부는 일감 몰아주기 등 계열사 부당 내부거래 규제를 , 카르텔조사단은 대기업 담합 행위를 조사하는 것으로 역할을 분배했다.
 
하지만 국이 아닌 개별 과로서는 대기업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현재 공정위는 한정된 인력으로 처리하는 사건 수가 많다. 지난해 공정위는 3885건의 사건을 처리했다. 워낙 부족한 인력 탓에 평균 처리 기간이 3년이나 걸렸다. 따라서 이번 조사국 부활로 부족한 인력이 보강될 것으로 공정위는 전망하고 있다. 공정위 내부에서는 조직 확대 개편이 없는 조사국 신설은 결국 조사 인력 이동에 불과해 제대로 된 조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정거래법개정도 추진된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가 우선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2013년부터 감사원과 중소기업청·조달청 등도 공정위에 ‘의무고발요청’을 할 수 있게 됐지만, 다른 기관이 고발 요청에 소극적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많았다.
 
한편 재벌개혁의 전면에 나설 공정위의 새로운 수장에는 문재인 캠프의 경제 민주화 공약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 최정표 건국대 교수, 홍종학 가천대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세명 모두 독점 규제와 공정거래 등 전문가로 공정거래법에서 규정하는 대학, 공인 연구기관 15년 이상 근무 조건을 만족하고 있다. 게다가 모두 개혁 의지가 강한 만큼 앞으로 재벌개혁에 앞장서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평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시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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