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선박 건조에 로봇 적용…연 100억 절감 기대
입력 : 2018-03-04 15:58:34 수정 : 2018-03-04 17:11:25
[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현대중공업이 업계 최초로 선박 건조작업에 로봇을 적용해 검증을 마쳤다. 본격적으로 도입할 경우 연간 100억원의 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4일 '곡 성형 로봇시스템'을 1년여간 작업장에 투입해 검증 작업을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이 로봇시스템은 사물인터넷(IoT)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3차원 곡면 형상을 가진 선박의 앞·뒤 외판을 자동 성형한다.
 
작업자가 화염 가열을 통해 수작업을 진행했던 곡 성형 작업을 고주파 유도가열과 자동 가열선 생성 기능을 갖춘 6축 다관절 로봇을 이용해 실시한다. 자동화할 수 있도록 표준화도 했다. 기존 성형 생산성을 3배 이상 높여 품질 향상에도 효과를 냈다.
 
현대중공업이 선박 건조에 적용 중인 ‘자동 곡 성형 로봇시스템’. 사진/현대중공업
 
이 로봇시스템은 현대중공업 계열사의 로봇 및 정보통신(ICT) 기술 융합을 통해 이뤄졌다. 4차 산업혁명에 기반을 둔 조선산업의 생산성 혁신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는게 현대중공업의 설명이다. 현대중공업은 체계화된 시스템과 인공지능기술을 연계해 완벽한 품질의 곡 블록 제작이 가능한 전문 공장을 구축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6년 '기술 중심 경영혁신'을 선언하고, 업계 최초로 ICT기획팀을 신설했다. 김태환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영입해 ICT와 조선기술 융합을 추진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고, 기술 중심의 경영 혁신을 위해서다.
 
현대중공업은 복잡한 작업 현장의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자율 이동, 작업이 가능한 선박 용접과 도장 자동화 지능형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조선소 내 비정형화된 작업 특성으로 인한 생산 자동화 확대 한계를 극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통합스마트선박솔루션(Integrated Smart Ship Solution)'을 개발하는 등 스마트 선박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항해사에 따라 달라지는 항해 방법을 표준화하고, 운항 정보를 실시간 수집·분석해 선박 운항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 시스템을 적용해 전 세계 '스마트 해운' 동향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가 오는 2019년부터 국제 항해 선박에 선박 운항 관리 체계를 디지털화한 '이내비게이션(e-Navigation)'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스마트 선박의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곡 성형 로봇시스템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스마트조선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부합되는 핵심 기술"이라며 "장비 수명을 10년에서 20년 정도라고 고려할 때 대략 1000억원에서 20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이 조선소 내 로봇을 도입하면서 제조업의 스마트팩토리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저비용 물량 공세로 추격해오는 신흥국 제조기업들을 따돌리기에 유효한 전략이다. 이에 선진국 기업들도 고품질, 고효율 생산을 위한 스마트팩토리 채택을 확대하는 추세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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