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코로나에 '울상'인 대리점…온라인 활성화 '속앓이'
습기 논란에 '짠물' 지원금까지…출시 효과 미미, 대리점 '한산'
'비대면' 온라인 구매처 증가…자급제 활성화 움직임까지
입력 : 2020-08-22 15:47:56 수정 : 2020-08-23 11:43:24
서울 시내 한 대리점에서 갤럭시노트20 출시를 알리며 기념 행사를 진행 중이다. 사진/김동현 기자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가운데 이동통신 유통점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인기 프리미엄 단말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가 출시됐지만 올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의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며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에 비대면 온라인 구매 플랫폼의 출현까지 더해지며 유통점의 속앓이가 계속되고 있다.
 
갤럭시노트20가 공식 출시된 지난 21일 찾은 대리점 상가들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일대의 이통사 대리점과 판매점에선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직원들은 PC 모니터나 스마트폰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갤노트20 즉시 개통, 푸짐한 혜택', '최대 지원, 파격할인' 등 홍보 문구가 무색했다.
 
어렵사리 손님이 있는 판매점을 발견했지만 어르신 손님의 보급형 단말이나 스마트폰 고장에 대한 문의였다. 이전 프리미엄 갤럭시 단말이 불고 온 오프라인 흥행 분위기는 없었다. 한 대리점 직원은 "최근 유튜브 등에서 갤럭시노트20 습기 논란이 퍼져 문의가 많이 줄었다"라고 전했다.
 
'갤럭시노트20' 시리즈 출시 후 첫 주말인 22일 방문한 서울시 광진구 강변테크노마트. 사진/김동현 기자
 
이러한 침체 흐름은 스마트폰 집단상가로도 이어졌다. 갤럭시노트20 출시 첫 주말인 22일 서울시 광진구 강변테크노마트에는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상황을 실감하게 했다. 일부 손님들이 스마트폰 구매 상담을 하고 있었지만, 고객이 몰리진 않아 올초 코로나19 유행 초기 당시를 연상하게 했다. 판매원들은 "상담하고 가세요"라며 모객에 힘을 쏟았다. 판매점마다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직원들은 마스크를 쓰거나 손님이 오면 제대로 마스크를 고쳐 썼다. 한 판매원은 "코로나19에도 손님이 일부 보이긴 하지만 대부분 전작에 대한 문의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짠물 지원금'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기준 갤럭시노트20의 공시지원금은 최대 24만원으로 지난해 최대 45만원까지 치솟았던 갤럭시노트10 공시지원금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장에선 전작을 추천하거나 24개월 약정할인을 제안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갤럭시노트10 물량이 빠르게 빠져 다른 단말기를 추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 판매원은 "갤럭시S20이 약정할인에 지원금도 일부 붙어 더 저렴하다"며 "갤럭시노트10의 경우 물량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자급제 활성화…"단독 혜택인 양 포장" 불만
 
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 열풍은 스마트폰 구매에도 영향을 미쳤다. 비대면이 전산업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스마트폰도 온라인으로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자급제 채널로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흐름과 함께 새로운 구매 플랫폼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 대리점, 판매점 등은 어려움을 표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노트20의 사전예약 물량의 약 16%가 자급제 단말로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사전예약에서 자급제 물량이 처음으로 두자릿수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전자 홈페이지 삼성닷컴을 비롯해 쿠팡,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 채널에서 자급제 단말을 공급해 거둔 성과다. 온라인 자급제 모델이 오프라인 판매점보다 저렴하다는 입소문을 타며 소비자가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스테이지파이브가 다음달 선보일 카카오톡 내 스마트폰샵의 통신·스마트폰 판매 과정. 사진/스테이지파이브
 
그러나 일선 유통점들은 온라인 구매 혜택이 과대 포장됐다고 반발한다. 한 대리점 직원은 "통신사 대리점을 통해서도 받을 수 있는 혜택임에도 마치 단독 혜택인 것처럼 알려지고 있다"며 "온라인 비대면 채널에서는 결합 할인과 같은 통신사 혜택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유통점 관계자는 "유통망 위기 속에서 이통 3사가 유통·대리점과의 상생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구매 플랫폼의 숫자는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소셜커머스, 오픈마켓을 비롯해 이통 3사도 자체 온라인숍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통사 공식 온라인숍에서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전문 상담사가 내방해 데이터 이동과 개통 등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카카오 자회사 스테이지파이브는 다음달 초 카카오톡 안에서 통신 가입·단말구매·개통 등을 할 수 있는 스마트폰샵을 공개할 예정이다. 정부는 최근 이통 3사와 협의해 5G 자급단말 고객이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게 했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 21일부터 5G 자급단말 구매 고객의 LTE 서비스 개통을 지원하고, LG유플러스는 전산 작업 문제로 오는 28일부터 해당 서비스를 지원한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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