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이배월)한토신 배당-채권이자 ‘입맛대로 고르세요’
7.5% 고금리채권 vs 6.5% 고배당주
부동산 침체로 고전해도 재무 ‘튼튼’
입력 : 2023-06-07 02:00:00 수정 : 2023-06-07 11:28:28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고배당주 한국토지신탁이 고금리 회사채를 발행했습니다. 인컴자산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들은 주식과 채권 중에서 어떤 게 나을지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토지신탁(이하 한토신)이 지난달 31일에 발행한 회사채 한국토지신탁43이 채권시장에 상장돼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고금리로 발행된 채권이다 보니 매수 수요가 몰려 채권가격도 1만100원 부근까지 올랐습니다. 
 
한국토지신탁43 채권은 2년만기 회사채로 신용등급은 한국기업평가 A-, 한국신용평가에겐 A0를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표면금리는 무려 연 7.654%에 달합니다. 
 
A등급 채권에서 찾아보기 드문 고금리를 내걸었지만 수요예측에서는 외면받았습니다. 한토신은 지난달 22일 채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700억원 발행 예정금액의 절반도 안 되는 330억원어치 신청만 들어왔습니다. 그런데도 한토신은 발행규모를 1000억원으로 더 키워서 팔리지 않은 나머지를 리테일 시장에 풀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개인 채권투자자들이 증가한 덕분에 리테일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7%대 중반의 고금리를 내건 A등급 채권이 뜨자 매수가 몰렸죠. 
 
한토신은 지난 2월에도 1년만기(한국토지신탁42-1) 300억원, 18개월 만기(한국토지신탁42-2) 500억원 등 총 8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습니다. 하지만 이때에도 수요예측에서 240억원어치가 미달돼 리테일로 돌린 적이 있습니다. 두 채권의 발행금리는 한국토지신탁43보다 더 낮지만 현재 시세는 액면가를 웃돌고 있습니다. 
 
 
고금리로 빌렸지만 사업 ‘괜찮아’ 
 
비교적 우량한 신용등급에도 불구하고 한토신이 이렇게 높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한 것은 부동산 시장 침체, 구체적으론 부동산 시장 자금 경색에서 비롯됐습니다. 
 
지난해 계속된 금리 상승과 부동산 시장의 약세로 하반기 건설사들의 자금 부담은 대폭 확대됐습니다. 특히 10월경 강원도가 레고랜드 채권 보증을 거부한 것이 사태를 악화시켰죠. 중견 건설사들이 부도 위험에 몰렸다는 뉴스가 이어졌습니다. 
 
한토신은 사업비를 직접 조달해서 건물을 짓는 차입형 토지신탁사업과 차입형 도시정비사업, 시공사의 책임준공을 보증하는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부동산 신탁회사입니다. 리츠(REITs) 사업도 합니다. 국내 부동산 신탁업계에서 자산, 자본금 규모가 가장 큽니다. 
 
직접 아파트를 올리든 남이 공사하는 것을 보증하든 부동산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겠죠. 한토신도 사업을 하려면 상당한 자금이 필요합니다. 평상시엔 은행에서 저리로 빌리거나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면 되는데 지난해와 올해는 신용경색으로 발행조건이 나빠졌습니다. 실제로 한토신이 2021년에 발행한 한국토지신탁40 채권(3년만기)의 발행금리는 2.96%, 지난해 나온 한국토지신탁41-1 채권(2년만기) 발행금리는 3.86%였습니다. 이번 한국토지신탁43 채권 금리가 가장 높습니다. 그만큼 열악한 상황에서 자금이 필요했다는 반증입니다. 
 
그러면 한토신의 사업이 크게 안 좋은 것일까요? 
 
한토신은 이번에 조달한 1000억원을 자체 사업장인 전남 순천 왕지트리마제 아파트와 충남 당진 수청1지구 센트레빌르네블루1차, 2차 아파트의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입니다.
 
트리마제순천은 내년 11월에 완공이 예정된 아파트입니다. 분양 성적은 나쁘지 않았는데 분양권 시세는 작년보다 하락했습니다. 분양가보다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 물건도 있습니다. 
 
이와 달리 당진센트레빌르네블루는 1차, 2차 아파트를 모두 완판했습니다. 1차(1147세대)는 올해 9월, 2차(1460세대)는 내년 7월에 입주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마피’ 분양권 거래가 많다가 지금은 분양가 수준을 회복한 상태입니다. 당진은 송산국가산업단지, 석문일반산업단지에 현대제철, 동국제강, KG스틸, 휴스틸 등이 있는 철강 도시입니다. 
 
두 곳 모두 양질의 일자리가 있는 지역입니다. 신축 대단지라서 경쟁력은 있지만 물량 부담 때문에 소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것을 한토신의 위험 요인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설령 일부 문제가 생기더라도 해결할 능력이 됩니다. 1분기말 현재 한토신의 자본총계는 약 1조원, 부채비율은 60%입니다. 지난해말 2700억원을 넘었던 현금성자산이 975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는데 같은 기간 부채도 900억원 정도 줄었습니다. 
 
 
드러난 수익률은 채권 ‘승’ 
 
겉으로 드러난 위험에 비해 채권금리가 좋다고 본 투자자들이 많은지, 한국토지신탁43 채권은 상장과 동시에 가격이 올랐습니다. 상장 첫날 1만30원을 기록했고, 지난 2일엔 1만109원으로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채권가격이 올랐지만 지금 시세로 매수해도 7%대 초반의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한토신이 고배당주이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한토신은 지난 결산에서 주당 90원을 배당했습니다. 4분기 104억원의 순손실을 반영한 탓에 실적이 감소해 2021년 배당(100원)보다 감액했는데도 6.87%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배당성향을 84%까지 높이긴 했지만 평소에는 무리하지 않는 수준의 배당을 합니다. 배당주의 신뢰도가 높은 편이죠. 올해도 2016~2019년처럼 1000억원대 영업이익으로 돌아가지는 못하겠지만 순이익이 나는 한 배당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덕분에 한토신 투자자들은 채권과 배당, 두 가지 선택지를 갖게 됐습니다. 회사가 부도나지만 않는다면 약속된 이자와 원금을 받을 수 있는 채권이, 얼마나 줄지 확실하지 않은 미래의 배당보다 나아 보입니다. 예상수익률마저 채권이 더 높습니다. 
 
하지만 주식은 주가 상승이라는 기회요인이 잠재되어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한토신의 주가는 많이 하락해 있는 상태이지만 실적이 회복된다면 배당이나 채권이자와 비교할 수 없는 주가 차익을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결국 투자자 개인의 성향과 투자의 목적, 우선순위, 예상 투자기간 등에 따라 다른 선택이 정답이 될 것입니다. 
 
한편, 한국토지신탁43 채권은 3개월에 한 번씩 이자를 지급하는 여느 회사채와 달리 매달 이자를 줍니다. 이자를 받아 월 생활비로 쓰기에 좋습니다. 은퇴자들을 타깃으로 삼기 위해 일부러 그런 것처럼 보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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