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인탑스, 매출 반토막에 배당금 급감…신사업 승부수 통할까
코로나 진단 키트 감소에 매출 10년 중 '최저치'
건물 양수로 임대업 '활성화'·로봇 신사업 '박차'
입력 : 2024-04-18 06:00:00 수정 : 2024-04-18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6일 15:1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인탑스(049070)가 지난해 코로나 진단 키트와 IT 디바이스 수요 급감으로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당분간 소극적인 배당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인탑스는 그간 쌓아온 현금성 자산을 기반으로 건물 임대업을 활성화하고 로봇 신사업을 확대해 매출을 다시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폰·코로나 진단 키트 수요 감소에 실적 '빨간불'
 
16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탑스는 지난해 매출은 지난 10년간 역대 최저치인 5774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83억원에 불과했다. 2022년 매출 1조980억원, 영업이익 1418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각각 47.1%, 87.09% 감소한 수치다. 
 
1981년 설립된 인탑스는 2002년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으며 IT디바이스, 가전제품 ASS’Y(어셈블리/플라스틱 케이스) 제조, 자동차 부품 제조 등 전자제품 제조 및 판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005930)에 이동전화단말기용 케이스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공급하고 있지만, 최근 삼성전자 휴대폰 판매 수량이 감소함에 따라 매출이 함께 감소했다. 
 
지난해 코로나 진단 키트 매출이 빠져나가면서 실적이 급감하기도 했다. 앞서 인탑스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과 2022년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다. 코로나 진단 키트를 판매해 2021년 1조원을 넘어선 매출은 2022년 1.1조원 가까이 치솟으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진단 키트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코로나 진단 키트가 속한 금형·기타 부문 매출은 2022년 3675억에서 지난해 165억원으로 20분의1가량 축소됐다.
 
여기에 주요 제품인 IT디바이스 매출은 지난 3년간 줄곧 하락했다. 2021년 6521억원에서 2022년 5506억원, 2023년 3836억원으로 떨어졌다. 특히 IT 디바이스 부문에서 휴대폰 ASS’Y 납품 수량은 2021년 8123만대에서 지난해엔 4825만대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등 생산실적이 2021년 2.6억대에서 2023년 1.9억대로 감소한 탓이다. 반면 가전제품 ASS’Y 매출은 2021년 745억원에서 지난해 882억원으로 늘며 실적에 기여했다.
 
판매비와관리비도 2022년 646억원에서 2023년 513억원으로 줄였지만, 원가율이 2022년 81.20%에서 2023년 87.95%으로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판관비에 들어가는 연구개발비도 2022년 158억원에서 2023년 107억원으로 감소했지만, 매출 감소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막을 수 없었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12.91%에서 지난해 3.17%로 떨어졌다. 
 
실적 감소로 인해 배당금 정책도 소극적으로 펼치게 됐다. 지난 2021년 12월 인탑스는 주주환원정책 계획을 공시해 2021년~2023년 3년 간 각 사업연도 연결 당기순이익의 10%를 배당 집행에 사용하기로 했다. 2022년 당기순이익은 1003억원을 기록해 현금배당금총액은 139억원에 달했지만, 2023년엔 당기순이익이 384억원으로 감소해 현금배당금총액도 38억원으로 100억원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주당 현금배당금은 2022년 860원에서 지난해 235원으로 3분의1가량 줄었다. 
 
인탑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작년에 배당금이 줄어든 것은 재작년에 비해 실적이 빠지니까 어쩔 수 없던 부분”이라며 “아직 주주 환원 정책을 공식적으로 발표는 안 했지만, 향후 실적이 좋아지는 것에 따라 맞춰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탑스가 제조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케이스 (사진=인탑스)
 
임대업·로봇 신사업으로 수익성 회복 '노력'
 
인탑스는 지난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지만, 그간 쌓아온 현금성자산을 바탕으로 임대업 수익을 늘릴 방침이다. 또한 IT디바이스 부문에서 일부 매출을 내고 있던 로봇 신사업을 확대해 전체 매출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본업인 제품 매출 부문이 다소 부진한 가운데 임대수익을 늘릴 예정이다. 인탑스는 지난 12일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엔지니어링공제조합 건물을 898억원에 양수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인탑스가 보유한 현금성자산(기타금융자산 포함)은 총 3000억원이 조금 넘는데 3분의1가량을 건물 매입에 사용하는 셈이다. 지난해 자산총계 8593억원 대비로는 10.45%에 달하는 금액이다. 해당 건물엔 성형외과, 학원 등이 입주해 있으며 본사 사업 영위가 아닌 임대수익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는 로봇 사업 확장을 통해 매출 증대를 노리고 있다. 인탑스는 현재 미국 로봇 업체 베어로보틱스의 서빙 로봇 ‘서비’와 ‘서비플러스’ 위탁 생산을 독점적으로 맡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IT디바이스 부문에서 아직 로봇 관련 매출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향후 로봇 신사업을 확대하면서 매출에 기여할 전망이다. 인탑스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CES 2023에서 공개한 웨어러블 보조기구 로봇 ‘봇핏’ 시제품 생산을 독점적으로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부터 웨어러블 로봇을 양산할 예정이다.
 
인탑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건물 양수는 현금성 자산을 활용한 것이니 크게 무리가 없고, 현금성 자산 중 대부분이 예금성 자산으로 들어가 있어 올해 금리가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자산 재분배 차원에서 한 것”이라며 “입지가 꽤 괜찮아 임대료 수익이 나올 것이다. 다만 로봇 사업 같은 경우는 출시 시점을 저희가 정하는 건 아니라서 매출 발생 시점을 현재 예상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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