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찍어내는 유통사…이자 부담 '가중'
채권 발행금리↑…이자비용 확대 전망
입력 : 2024-04-23 17:02:40 수정 : 2024-04-23 17:59:52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최근 차환을 목적으로 한 유통사들의 채권 발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새롭게 찍어낸 채권의 발행금리가 높아져 향후 이자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16일 총 5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습니다. 각 채권의 표면이율은 2년물 1200억원 3.872%, 3년물 3300억원 3.997%, 5년물 500억원 4.2%로 책정됐습니다. 당초 2500억원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 결과, 7배가 넘는 1조90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으면서 발행액을 5000억원으로 증액했습니다.
 
롯데쇼핑은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들어오는 자금을 과거 발행한 사채 상환 등에 활용할 예정인데요. 지난 2021년 발행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1950억원 중 미상환 잔액 1730억원을 내달 중 상환할 계획입니다. 또한 오는 6월 15일 만기 도래하는 공모채 1000억원을 차환하겠다고 공시했습니다. 이 채권의 발행금리는 2.69%입니다. 이 중 150억원의 상환은 올해 1월 공모채로 조달한 3350억원을 활용할 방침입니다. 연초 발행한 공모채 3건의 표면이율은 모두 4%대입니다. 2%대 회사채를 3~4%대 회사채로 갚는 셈입니다.
 
서울 시내 한 쇼핑몰 모습. (사진=뉴시스)
 
이마트의 경우 지난 2월 4%대 금리에 총 3000억원의 채권을 찍었습니다. 세부적으로 3년물 2050억원 4.096%, 5년물 950억원 4.401%입니다. 올 상반기 만기가 돌아온 2.21% 금리의 회사채 2000억원과 1.42%의 회사채 2700억원을 상환하기 위해서입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채무상환을 위해 올 1월과 2월 각 3100억원, 2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습니다. 발행금리는 3%대입니다. 신세계는 발행금리 1.213%의 공모채 2000억원과 3~4%대에 이르는 사모채 2000억원을 상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죠. 현대백화점은 1.31%의 회사채 1500억원과 4%대의 기업어음 500억원 차환했습니다.
 
이전보다 회사채 발행금리가 높아질 경우 나가는 이자비용도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현재 주요 유통사들의 영업이익 대비 이자비용은 높은 수준입니다. 지난해 이마트의 연결기준 이자보상배율은 -0.1배로 집계됐으며, 롯데쇼핑은 0.9배로 1을 밑돌았습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입니다. 이 값이 1을 하회하면, 한 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뜻이죠. 신세계는 2022년 5.4배에서 지난해 3.8배로, 현대백화점은 4.6배에서 2.7배로 축소됐습니다.
 
경기침체 장기화와 이커머스 업체의 성장으로 주요 유통사들의 경영여건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재무부담까지 가중되는 실정입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심리 회복세에 백화점 등 유통채널 매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지만, 올해 전반적인 실적은 아직 불투명하다"라며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실적 성장과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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