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다시 달린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슈퍼사이클 본격화 전망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6.6조원, 전년비 932% ↑… 반도체 영업익 1.9조원
SK하이닉스도 매출 12.4조원, 역대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입력 : 2024-05-02 06:00:00 수정 : 2024-05-02 06:00:00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K반도체가 호황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낸드 플래시 메모리 수요 증가 역시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메모리 과잉 공급 등으로 지난 2022년부터 이어져온 메모리반도체 한파가 누그러지고,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사이클이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움직임은 반도체 양대 업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6조6060억원, 매출 71조9156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931.87%, 매출은 12.82% 증가했습니다. 삼성전자의 분기 매출이 70조원대를 회복한 것은 2022년 4분기(70조4646억원) 이후 5분기 만입니다. 순이익은 6조7547억원으로 328.98% 늘었습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 23조1400억원, 영업이익 1조91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DS 부문의 흑자 전환은 2022년 4분기(2700억원) 이후 5분기 만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업황 악화로 반도체 사업에서 15조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 측은 "메모리는 지속적인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 기대감으로 전반적인 구매 수요가 강세를 보였다"며 "지난 분기에 이어 DDR5 및 고용량 SSD 수요 강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정보기술(IT) 시황이 회복되는 가운데 메모리 사업이 고부가 제품 수요 대응으로 흑자 전환했고, 모바일 사업도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4 판매 호조로 이익을 늘렸습니다. 시스템LSI의 경우 주요 고객사 신제품용 시스텝온칩(SoC), 센서 등 부품 공급은 증가했으나, 패널 수요 둔화에 따른 DDI 판매 감소로 실적 개선은 예상에 비해 둔화됐습니다. 파운드리는 재고 조정으로 매출 개선이 지연됐으나 효율적 팹(fab·반도체 생산공장) 운영으로 적자 폭은 소폭 축소됐으며, 역대 1분기 최대 수주실적을 기록했습니다.
 
2분기에도 메모리 가격 상승세와 충당금 환입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특히 AI 시장 확대에 따른 HBM과 QLC(Quad Level Cell) SSD 중심의 낸드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AI 수요 대응을 위해 HBM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HBM 공급 규모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며 "해당 물량은 고객사와 공급 협의까지 완료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2025년에도 올해 대비 최고 2배 이상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해당 물량에 대해서도 고객사와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했습니다.
 
SK하이닉스 본사.(사진=연합뉴스)
 
앞서 SK하이닉스도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2조88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손실 3조4023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고 지난달 25일 밝혔습니다. 매출은 12조429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4.3% 증가했습니다. 이는 역대 1분기 매출 기준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SK하이닉스는 "HBM 등 AI 메모리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AI 서버용 제품 판매량을 늘리는 한편, 수익성 중심 경영을 지속한 결과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734% 증가했다"며 "낸드 역시 프리미엄 제품인 eSSD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업계에선 예상보다 견조한 메모리 업황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D램 업체들이 감산 기조를 이어가면서 가격 상승과 과잉 재고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D램 공급 제한이 계속되고 있어 반도체 업사이클이 최소 올해 말에서 내년 초까지 유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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