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초불확실성'…성장 하방요인 커졌다
세계경제 3.0% 성장…미 '강건한 회복'
'초불확실성 여파' 상존…중동 정세 '뇌관'
미 기준금리 인하 시점 지연도 '가중 요인'
입력 : 2024-05-21 17:15:50 수정 : 2024-05-22 07:23:50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건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세계 경제에 대한 '완만한 회복세'를 점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국 우선주의 심화 등에 따른 '초불확실성 여파'는 국가 간 높고 낮음의 차별 성장을 예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유가·원자재 가격 파동을 또 겪을 경우 인플레이션 재발, 경기 침체 가중으로 글로벌 경제에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중동 전쟁 긴장 속에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후계 구도를 둘러싼 정세 요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불안 요인입니다. 인상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미국과 여타 국가의 금리차 확대로 인한 경제적 충격파는 최대 난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1일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2024 세계경제전망'을 보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2.8%에서 0.2포인트 상향한 3.0%로 조정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미국 성장성에 주목…유럽·일본 부진
 
21일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2024 세계경제전망'을 보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2.8%에서 0.2포인트 상향한 3.0%로 조정했습니다.
 
주요국들로 분석하면 미국은 예상보다 강건한 소비지출, 민간투자 회복, 정부지출 등이 성장의 주요 축을 담당하는 등 올해 2.4% 성장을 예상했습니다. 이는 종전 전망치보다 0.9%포인트 급증한 수준입니다.
 
유로 지역은 낮은 수준의 투자와 30% 이상을 차지하는 독일 경제의 부진으로 기존보다 0.4%포인트 하향한 0.7%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내수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은 지난해 높은 성장을 견인했던 수출입 부문 기여도의 하락이 예상돼 0.1%포인트 빠진 0.9% 저성장을 예견했습니다.
 
신흥국에 대해서는 인도의 강한 성장세와 중국·여타 신흥국의 완만한 경기가 대조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5% 내외'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한 중국의 경우 시장의 낮은 기대와 지속적인 경제 리스크, 대외 불확실성 등 고려해 4.8% 성장을 예상했습니다. 인도, 아세안 5개국에 대해서는 각각 6.8% 고성장과 4.5%의 견조한 성장세를 예상했습니다. 
 
하방 리스크 '상존'…이란 등 '불안 뇌관'
 
현재까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지속되면서 이른 시일 내에 종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은 난제입니다.
 
휴전 협상 가능성은 불투명한 데다, 전쟁으로 인한 난민 문제 등 인도주의적 위기와 식량, 에너지 위기 등은 경제를 짓누르는 과제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정학적 위기가 더 악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이란의 금수조치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경우 국제유가는 1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동 리스크를 제외해도 국제유가는 올해 70~90달러 구간에 머무를 것으로 봤습니다. 
 
정영식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운송 비용 상승에 따른 교역 감소와 글로벌 공급망 교란은 세계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 이미 7억명 이상의 기아 인구로 고통을 겪고 있는 개도국 내 식량 불안정성이 더욱 악화돼 유가와 식료품 가격 이중 충격에 따른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KIEP 측 전망에는 빠졌지만 이란 대통령 사망은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이란 대통령 사망에 따라 세계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유광호 KIEP 아프리카중동·중남미팀 전문연구원은 "이란 대통령 사망과 관련해 향후 상황을 봐야겠지만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영내 분쟁 등의 시나리오는 예상해 볼 수 있지만 이란 유가가 과거 대비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내다봤습니다.
 
 
21일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2024 세계경제전망'을 보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2.8%에서 0.2포인트 상향한 3.0%로 조정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미 금리 인하 지연·미 대선 '추가 압력'
 
미 인플레이션 장기화도 리스크 요인 중 하나입니다.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기준금리 인하시기를 더욱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미 금리 인하 지연에 따른 달러 강세와 자본 쏠림 심화가 지속될 경우 미국 내 통화량 증가와 인플레이션 추가 압력 등 유동성 과잉에 따른 자산버블(거품) 위험이 높아지는 점은 우려할 부분입니다.
 
미 대통령 선거도 리스크로 꼽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이 다시 한 번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중 대중 관세 문제는 추가 인상에 그치지 않고 미국 우선주의 강화로 동맹국과 비동맹국을 가리지 않는 전반적인 파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최근 줄리 코잭 국제통화기금(IMF) 대변인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인상안에 대한 질문에 대해 "무역과 투자를 왜곡하고 공급망을 분열시키고 보복 조치를 촉발할 수 있다"며 "(무역) 분절화는 세계 경제에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제3차 대외경제자문회의를 통해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180억 달러 상당의 전략품목에 대해 관세인상을 발표하는 등 세계 경제·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점증하고 있다"며 "다양한 전개 양상에 대한 대비 태세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 실적은 327억 달러(약 44조6289억원), 수입은 331억 달러(약 45조1682억원)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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