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반복되는 부실시공, 이래선 곤란하다
입력 : 2024-06-04 06:00:00 수정 : 2024-06-04 06:00:00
아파트 부실시공 논란이 뜨겁습니다. 최근 전남 무안에 위치한 830가구 규모 아파트 사전점검에서 5만8000건이 넘는 하자가 발견돼 논란이 일었죠. 건물 외벽과 내부 벽면, 바닥 등이 기울거나 내장재가 잘못 채워지고 계단과 화장실 타일도 파손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입주 예정자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여론의 집중포화가 이어지면서 시공사 대표가 직접 나서 사과문을 올려야 했는데요. 대구 달서구의 한 아파트에선 시공사가 준공 승인을 앞두고 비상계단을 깎아낸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시공사 측은 층간 높이를 맞추기 위한 정상적인 공사라고 해명했지만 입주예정자들이 지속 우려를 제기하자 결국 재시공 결정을 내렸는데요. 비슷한 시기 충남 당진의 한 아파트는 천장 마감재에서 곰팡이가 발견되면서 지자체가 시공사에 공사중지 명령을 내린 일도 있었습니다.
 
해마다 부실시공 아파트가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국토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하자 분쟁 처리 건수는 2014년 약 2000건에서 올 2월 기준 연평균 4300건으로 급증했습니다. 하자가 워낙 많다보니 원래 공사가 완료되면 사소한 하자를 짚도록 하는 입주자 사전점검은 공사 전반을 점검하는 내용으로 취지가 변경될 정도입니다. 또 단지 안팎의 하자를 놓고 입주 예정자들과 시공사 갈등이 통과 의례처럼 빈번해졌습니다. 아파트 품질의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진 셈이죠. 이 과정에서 입주 예정자들은 상당한 스트레스와 갈등 비용이 발생합니다.
 
건설업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 부정적일 수 밖에 없겠죠.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2020년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9%가 건설업의 이미지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건설업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는 것 중 하나가 앞서 얘기한 부실시공입니다. 부실시공의 이유는 여러가지 인데요. 최근에는 공사비 급등이 원인으로 많이 꼽힙니다. 당초 정해진 공사비로는 제대로 된 공사를 수행할 수 없다 보니 하자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인데요. 미숙련 외국인에 의존하고 있는 현장상황도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매해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건설 현장 하도급 체계도 있죠. 그러나 이런 원인들이 면피의 구실이 될 순 없습니다. 전반적인 관리 책임은 시공사에 있기 때문입니다. 부정적 이미지, 건설업계가 자초한 셈입니다.
 
업계에선 제도적 개선이 우선해야 한다지만 단순히 규정·제도만 강화화면 편법이 발생할 우려가 커집니다. 원론적인 얘기이겠지만 결국 원칙에 충실한 건설이 최선의 해법입니다. 설계에 맞게 꼼꼼하게 시공한다면 당연히 건축물 안전성은 확보되겠죠. 제대로 된 설계를 필두로 원칙에 충실한 시공을 유도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부실시공 사태를 막으려면 발주에서 설계, 시공, 감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단계별로 철저한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후진적 건설 관행을 바로잡는 것이 절실합니다. 저가 입찰과 전관예우 문제도 해결해야죠. 끊임없는 성실시공만이 부실시공이라는 부정적 꼬리표를 뗄 수 있는 길입니다. 건설사 하나하나가 건설업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성실시공에 임해주길 바랍니다.
 
강영관 뉴스토마토 산업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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