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롤러코스터'…더 커진 '불확실성'
아시아 증시, 폭락 장세 하루 만에 '진정'
시장 변동성 확대에 글로벌 금융시장 '혼돈'
'미 대선·중동 불안' 연말까지 불확실성 여전
입력 : 2024-08-06 16:38:48 수정 : 2024-08-06 16:38:48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미국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덮치면서 전날 사상 최악의 폭락 장세를 겪은 아시아 주요 증시가 하루 만에 급반등했습니다. 국내 증시는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전날과 달리 개장 초부터 동반 급등하면서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는데요. 반면 미국 증시는 간밤에 2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었습니다. 시장에서는 전날 '블랙 먼데이'를 기록한 아시아 증시의 '패닉 셀(공황 매도)'이 과도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도 연일 롤러코스터를 이어가고 있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해 변동성이 더욱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오는 11월 미국 대선과 함께 중동 지정학적 불안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연말까지 세계 경제의 혼돈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뒤따릅니다.
 
하루 만에 '공포' 극복…아시아 증시 '급반등'
 
6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전날 사상 최악의 폭락 장세에서 벗어나 하루 만에 급등, 각각 전일 대비 80.60포인트(3.3%) 상승한 2522.15, 41.59포인트(6.02%) 오른 732.87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특히 장 초반에는 두 지수 모두 4% 이상 급등하면서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는데요. 양 시장에서 동시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한 것은 지난 2020년 6월16일 이후 4년 2개월 만입니다. 
 
앞서 지난 5일 국내 증시는 미국발 'R의 공포' 우려가 커지면서 코스피 지수는 8.77%, 코스닥 지수는 11.3% 각각 떨어졌는데요. 지수가 급락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동시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낙폭이 더욱 커지자 주식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까지 발동된 바 있습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급반등했습니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3217.04포인트(10.2%) 오른 3만4675.46에 장을 마치면서 종가 기준 사상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는데요. 장 초반에는 주가 급반등으로 '서킷 브레이커'도 잇따라 발동됐습니다. 일본 종합주가지수인 토픽스 지수도 9.3% 뛰어올랐습니다. 전날 8.4% 급락했던 대만 가권지수도 이날 3.38% 상승하면서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 같은 아시아 증시의 급반등세는 간밤 미국의 서비스지수가 예상보다 견조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경기침체 우려 분위기가 전환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미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보다 2.6포인트 오른 51.4를 기록해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는데요. PMI는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나타냅니다.
 
반면 5일(현지시간) 전날 아시아 증시의 대폭락 직후에 개장한 미국 증시는 'R의 공포'와 지난 주말 발생한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급락세를 지속했습니다. 이날 미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3.43%)를 비롯해 스탠더드푸어스(S&P)500지수(-3.00%),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2.60%), 러셀2000지수(-3.48%) 등은 모두 급락하면서 장을 마감했습니다. 다만 장중 서비스업 지표를 확인하면서 초반의 '패닉 셀' 양상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전날 급락했던 코스피가 6일 80.60포인트(3.3%) 오른 2522.15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사진은 이날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 대선·중동 불안' 불확실성에정부 "가장 높은 경계감"
 
시장에서는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글로벌 증시에 대해 "과도한 측면이 있다"라고 일정 부분 평가를 내리면서도 갈피를 못 잡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해 "변동성이 커졌다"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미국 대선과 중동 지정학적 불안 등이 여전히 상존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연말까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릅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고용시장 냉각으로 인한 미국 침체 진입 불안은 과도한 감이 있고, 최근의 주가 급락도 합리적인 매도보다는 투매에 가깝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시장의 추세 반전을 위해서는 이를 촉발할 트리거(방아쇠)가 필요한데, 당분간 미국의 경제지표, 연방준비제도의 대응, 환율 등의 요인에 주목해야 한다. 당분간 투자자 불안감은 클 것이고, 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정부 역시 국내 증시에 과도한 불안감이 반영된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도 대외 불확실성에 더욱 경계감을 갖기로 했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해외발 충격으로 주식 시장에 한해 조정돼 과거와는 상이한 이례적 상황"이라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지나친 불안심리 확산에 유의하며 차분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최 부총리는 "중동 지정학적 불안 재확산, 미국 대선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당분간 관계기관이 가장 높은 경계감을 갖고 24시간 합동 점검체계를 지속해서 가동하겠다"며 "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상황별 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긴밀히 공조해 대응하고 필요시 시장 안정 조치들이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 대응 체계 유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관련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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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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