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주목해야 할 2021년 인공지능 기술들
입력 : 2021-01-26 06:00:00 수정 : 2021-01-26 06:00:00
기술 발전은 비약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축적의 과정이 있다. 기술이 세상에 드러나고 성과를 보이기 전까지는 주목받지 못한다. 기술의 발전 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흐름을 지켜보면, 갑자기 내가 모르던 일이 발생했다고 충격을 받기 전에 그 기술의 기회와 위기를 미리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현대 사회에서 기술의 흐름을 아는 것은 미래를 살아가는 지혜가 됐다고 본다. 올해도 많은 해외 언론에서 작년의 인공지능 성과와 올해의 전망을 보도했다. 많이 주목을 받은 인공지능 기술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가장 큰 기술의 진척이 일어난 분야는 자연어 처리 분야다. 음성 인식(음성을 문장으로 바꾸는 기술)은 이미 완벽한 수준에 달했고, 2~3년전부터는 기계학습에 기반한 번역 기술이 획기적인 수준 향상을 보여줬다. 알파고에 쓰인 인공지능 기술인 기계학습은 방대한 번역 문장을 주고 인공지능이 번역의 패턴을 학습하고 번역 알고리즘을 자체적으로 습득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작년에는 인공지능이 번역에서 작문으로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작문에는 여러가지 방식이 있다. 주식 시황이나 스포츠 경기같이 일정한 패턴이 있는 사건의 내용만을 바꿔주면 기사 작성이 가능한 분야이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사용되고 있다.
 
두번째는 기존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추려서 요약문을 작성하는 것이다. 좀 더 난이도가 높다. 중요한 부분을 파악해야 하고 핵심적인 내용으로 문장을 재구성해야 한다. 단어의 빈도와 문맥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비교 문서에 기반한 작문 능력을 갖춰야 한다. 한 사건과 유사 사례를 찾아서, 판례와 법률을 대조 분석하는 법률지원 시스템이 활용 분야다.
 
세번째는 주제가 주어지면 이에 대해 스스로 논리를 세우고 설득력 있는 문장을 작문하는 분야다. 최근에 급속한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고, 오픈AIGPT-3가 선두에 있다. 기계가 쓴 것으로 의심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게시판에 여러 문장으로 된 댓글을 남긴다. 챗봇도 이 분야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고객의 질문에 대해 적절한 대응책을 매뉴얼에서 찾아 자연스런 문장으로 응답한다. IBM의 디베이터는 사람과 주제를 놓고 논박을 주고받는다. 대화형 인공지능은 여러 분야에서 필요한 전문적인 정보를 방대한 자료에서 뽑아내어 요약해주는 기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엄청난 식견을 갖춘 전문가를 보조원으로 쓰는 격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어 처리가 소프트웨어 분야라면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엣지(말단) 인공지능 기술이 부각되고 있다. 하나의 칩에서 작동하는 인공지능 반도체, 처리 속도를 몇배 향상시킨 신경망 압축 기술 등이 이 분야다. 앞에서 언급한 자연어 처리 인공지능 GPT-31,750억 개의 매개 변수를 처리하기 위해 350GB의 메모리를 갖고 있다. 엄청난 규모의 하드웨어를 요구한다. 이 하드웨어 크기를 줄이기 위한 분야가 엣지 인공지능이다. 스마트폰, IoT에 들어가는 인공지능 칩들이 개발되고 있다. 서버로 데이터를 보내 분석하는 대신에 단말에 있는 데이터를 인공지능 칩에서 분석하고, 분석된 부분을 서버의 인공지능에 보내서 분산 처리하면 속도와 정교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에도 엣지 기술이 필수적이다. 단말의 인공지능들과 중앙 서버가 협력하는 연합학습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단말에 있는 개인정보를 서버에 보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손에 인공지능 하나씩 갖고 다니는 시대가 오고 있다.
 
네번째는 생성적 인공지능 기술이다. 딥페이크 기술로 알려져 있다. 실재하지 않는 인물의 얼굴 사진을 만들고, 실재 인물을 본떠서 가짜 동영상도 만들 수 있다. 인공지능 도움을 받으면 멋진 그림도 그리고 작곡도 할 수 있다. 미디어 제작의 한계가 풀린 것이다.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쉽게 제작할 수 있는 창작 도구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개인이 컴퓨터 한 대로 배경, 음악, 가상 배우, 연기 등 영화 한 편을 만들 날이 다가오고 있다.
 
기술을 미리 알고 기회와 위기를 포착하는 것이 안목이다.
 
이명호 ()여시재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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