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주52시간제 연착륙을 위한 조건
입력 : 2021-07-02 06:00:00 수정 : 2021-07-02 06:00:00
5인 이상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도 주52시간제 적용이 시작됐다. 주52시간제는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2018년 초 도입된 제도다. 제도의 연착륙을 도모하기 위해 정부는 기업 규모별로 적용 시기에 약간의 차등을 뒀다. 그러다 올해 7월부터 5~49인 사업장도 적용 대상이 되면서 정부가 애초 구상한 주52시간제의 마지막 고리가 꿰어졌다.
 
한 주당 평일 40시간에 연장근로는 12시간까지, 도합 주 52시간까지 허용한다는 이 제도는 우리사회에서 오랫동안 굳어져온 노동 관행을 바꿔나간다는 점에선 응당 반길 만하다. 성장과 속도만을 꾸준히 지향해왔던 한국의 기업문화 속 그간 노동자들의 권익이 희생됐다는 점을 상기할 때 더욱 그렇다.  
 
소규모 사업장은 유예기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정부 입장에선 이미 유예기간을 충분히 주지 않았냐고 반문할 수 있는 상황이다. 둘다 일리 있는 말이다. 결국 문제는 이 유예기간 동안 무엇이 달라졌냐다. 법 제도 시행을 앞두고 유예기간을 두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는 준비할 시간을 벌기 위함이다. 그런데 앞서 유예기간이 있었음에도 소기업은 2018년 초 제도 도입 때와 비슷한 걱정을 반복하고 있다. 소기업이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다. 애당초 이 준비란 것을 소기업이 과연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정부가 앞서 정확하게 따졌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유예기간을 두는 의미가 있다.
 
유예기간 동안 기업이 알아서 준비하기만 바라지 말고 정부도 함께 준비에 나섰어야 했다. 현재 소기업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인력난이다. 사람이 일하러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주를 잔뜩 받았는데 막상 일 할 사람이 없다'는 어느 공장 사장의 하소연에 귀를 더 기울여야 한다.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세상에서도 어디에선가는 일할 사람이 없어 끙끙 앓고 있다. 사람들이 기피하는 업종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적어도 일 할 사람이 없어 할 수 없이 한 사람이 더 많은 시간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기업에 대해서 만큼은, 정부가 내 일처럼 좀 더 깊게 고민할 수는 없었을까. 
 
노동 환경과 조건은 개선돼야 한다. 주52시간제도 시행돼야 한다. 원론적으로는 당연하다. 이 원론이 공허한 탁상공론처럼 들리는 게 아니라 현실에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인력 지원책을 좀더 적극적으로 짜야 한다. 소규모 사업장의 주52시간제 적용과 맞물려 정부는 경영난을 겪는 기업엔 인건비를 지원하고, 인력난을 겪는 기업에는 외국인 인력을 우선 배정하는 등의 대책도 함께 내놓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대책은 사실 주52시간제 유예기간 중에 정부가 민간과 함께 준비하는 차원에서 미리미리 내놓았어도 좋을 대책 아닌가 싶다. 가령 52시간제를 선도적으로 적용하는 경우를 적극 지원하는 쪽으로 유도했다면 지금처럼 정부를 향한 기업의 원성이 높지는 않았을 것이다.
 
7월이 되면서 주52시간제라는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법이 살피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선 이제라도 정부가 행정으로 보완해야 한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서도 공공일자리 창출이나 창업지원 외에 인력 매칭 부분에서 그간 부족했던 점이 있는 것은 아닌가 이 참에 함께 꼼꼼히 점검해나가길 바란다.
 
김나볏 중기IT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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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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