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웹툰·웹소설' 앞세워 글로벌 공략 속도(종합)
3분기 매출 1.74조원…네이버 처음으로 앞서
콘텐츠 매출, 플랫폼 매출 상회…픽코마, 연내 프랑스 시장 진출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는 "상생 추구" 원론적 답변만
입력 : 2021-11-04 12:08:22 수정 : 2021-11-04 12:08:22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카카오가 웹툰·웹소설로 대표되는 'K-콘텐츠'를 앞세워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낸다. 콘텐츠 부문의 비약적 성장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하는 성과를 올린 만큼 일본, 동남아, 북미 등 전세계 각지로 동시다발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웹툰·웹소설 사업을 키우는 데 좀 더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난 몇 개월간 카카오에 집중됐던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관련해서는 "파트너들과의 상생에 힘쓰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했다. 
 
카카오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매출이 1조7408억원을 달성했다고 4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것으로 1조7273억원을 기록했던 네이버의 매출 규모도 뛰어넘었다. 카카오가 네이버 매출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의 매출 호조는 콘텐츠 부문의 공이 컸다. 콘텐츠 부문의 매출은 96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늘었다. 견조한 성장을 이어간 플랫폼 부문의 매출(7787억원)도 상회하며 매출 기여도가 40%대에서 55%로 높아졌다. 
 
카카오 3분기 실적 요약. 자료/카카오
 
콘텐츠 부문의 약진은 자회사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6월 선보인 모바일 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흥행에 성공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픽코마를 아우르는 스토리 매출이 47% 증가한 2187억원을 기록했고, 영상 제작과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미디어 매출이 102% 늘어난 831억원으로 집계됐다. 
 
게임 매출에 초기 론칭 효과가 반영됐던 점을 고려하면 콘텐츠 부문의 실질적인 견인차는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이었다. 카카오에 따르면 3분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통합 거래액은 23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확대됐다. 북미 지역에서는 래디시·타파스 등 플랫폼 합산 일 거래액이 전분기 대비 77% 늘어나는 등 오리지널 IP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분기 카카오웹툰이 출시됐던 태국에서도 오리지널 IP를 앞세워 3개월만에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을 제패한 픽코마의 성과는 더 눈부셨다. 이 기간 픽코마의 거래액은 52% 증가한 197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63% 늘어난 1171억원으로 전세계 앱 매출 6위를 기록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모바일에서 웹 기반으로 접근성을 확대했고 적극적인 마케팅이 더해져 일평균 열람자 수, 인당 결제금액 등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를 발판으로 카카오는 콘텐츠 사업의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우선은 픽코마가 일본에서의 성장 방정식을 유럽 시장에 이식할 준비를 마쳤다. 
 
 
이날 카카오는 카카오재팬이 카카오픽코마로 사명을 변경하고 연내 프랑스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재팬은 9월 프랑스에 픽코마 유럽 법인 설립을 마쳤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지난 2016년 픽코마가 일본에 진출했을 당시와 현재 프랑스의 상황이 유사했다"고 유럽 진출 관문으로 프랑스를 선택한 배경을 언급했다. 유럽 주요국 중에서 프랑스가 일본 출판만화에 대한 친밀도가 높은데다, 출판만화의 디지털화가 초기 단계에 머물러있어 픽코마의 글로벌 진출 테스트베드로 적절하다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픽코마는 세계에서 가장 큰 만화 시장인 일본에 독립적으로 진출해 성공한 케이스"라며 "유럽 뿐 아니라 미국 등 일본 콘텐츠 수요가 있는 곳들을 파악해 진출 지역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K-콘텐츠를 바탕으로 확장 중인 카카오웹툰과 협력 혹은 경쟁하는 구도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여 대표도 "프랑스를 필두로 유럽 시장에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카카오 전체 스토리 비즈니스의 또 하나의 성장 비즈니스를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새롭게 리뉴얼한 카카오웹툰이 지난 8월 국내에 론칭됐다.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 외에 카카오는 신규 게임 비즈니스의 글로벌향 출시, 서비스·기술 역량에서의 해외 시장 확대 등 웹툰에 국한됐던 글로벌 사업 범위를 넓히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비롯, 카카오의 사업 대부분이 국내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배 부사장은 "지난 8월 베이스캠프 역할을 할 법인 '크러스트'를 싱가포르에 설립해 클레이튼과 블록체인 플랫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구상 중"이라며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신규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는 문어발식 확장, 골목상권 침해 등의 사회적 논란과 관련, 상생에 보다 힘쓰겠다는 다짐을 거듭했다. 여 대표는 "카카오를 둘러싼 논란은 카카오와 공동체가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됐다"며 "파트너들과 함께 나아가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상생 비용 부담이 단기적으로 재무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파트너들과 안정적 협력 관계를 구축 할 수 있어 장기적 성장은 공고히 할 수 있다"고도 부연했다. 현재 논의 중인 다양한 상생 방안들은 세부 계획의 윤곽이 잡히는 대로 외부에 공유할 방침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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