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상 이스타 대표 "내년 항공기 10대 이상 확대…정상화 속도"
<뉴스토마토>인터뷰, "상반기 6대 이후 하반기 4대 이상 추가"
"악의적 보도·억측에도 버텨준 임직원·성정·법원에 감사"
"국토부 AOC 재발급 총력…직원들 재고용 앞당길 것"
입력 : 2021-11-25 06:00:00 수정 : 2021-11-25 07:24:24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진행 중인 이스타항공이 국내 최고 저비용항공사(LCC)로 도약하기 위한 비상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지난 2019년 9월 비상경영체제 돌입 후 매각을 추진한지 약 2년 간의 어두운 터널을 뚫고 희망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김유상 이스타항공 대표는 24일 마곡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진행한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하반기 항공기 10대 이상 운항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극심한 경영난이 이어지던 지난 1월 신임 대표이사로 부임한 뒤 법원의 회생 인가를 이끌어낸 장본인이다. 그는 국토교통부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내년 2월 국내선 운항을 시작해 구조조정된 1000여명의 임직원 복귀를 앞당기겠다는 방침이다. 이스타항공 정상화 작업을 진두지휘 중인 김 대표에게 앞으로의 계획과 그간의 소회를 들었다.  
 
김유상 이스타항공 대표 사진/이스타항공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 후 정상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향후 사업 계획은 
 
이달 중 국토부에 AOC 재발급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2월 중순부터 국내선 운항을 시작으로 국제선도 확대하려고 한다. 항공기는 내년 상반기 항공기 6대로 출발해 하반기 4대를 추가 도입, 총 10대 운항을 목표로 한다. 코로나19라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여건이 된다면 10대 이상으로 늘려 구조조정돼 밖에 나가있는 사우들의 재고용을 앞당길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올해 1월 대표로 부임한 이후 회생 작업을 이끌어왔다. 지난 시간들을 반추하면  
 
많은 오해와 반목으로 모든 걸 놔버리고 싶었던 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가짜 뉴스에 가까운 일부 언론의 음해성 기사로 하루 하루 마음을 졸였다. 하지만 회사를 살리기 위해 뛰는 임직원들을 생각하며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사무실에 압류가 들어와 모든 비품에 빨간 딱지가 붙었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가장 힘들었을 때는 올해 초 임대료를 못내 사무실로 쓰던 건물에서 쫓겨났을 때다. 그때의 심정을 이루 표현할 길이 없다. 이후 김포공항 지점에 있는 작은 사무실로 옮겨 6~7명의 직원들과 함께 회생 작업을 이어왔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버틸 수 있던 힘은 임직원들 덕분이었다. 직원들은 2년 가까이 급여 한 푼 못받는 상황에 식대와 교통비를 스스로 해결했다. 정비 인력들은 춥고 더운 날씨에도 군소리 없이 인천을 오갔다. 회사를 믿고 기다려준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간직하고 있다.  
 
성정이 인수자로 선정되자 안팎으로 의문이 상당했다. 성정에 대한 생각은 
 
성정을 만나 캄캄했던 긴 터널을 빠져나와 밝은 미래를 마주하게 됐다. 스토킹호스 계약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법원 보고 하루 전 날 형남순 성정 회장의 인수 의지를 듣게 됐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운명적인 '엔젤'과의 만남이었다고 생각된다. 형 회장의 항공업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했고 확신이 들었다. 솔직히 큰 기대 없이 나간 자리였지만 사모펀드 위주의 그동안의 제안과는 다르다는 걸 알면서 만난지 10분도 채 안돼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회사를 제대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았다. 일각에서 성정의 자금에 대한 굉장한 억측이 있었지만 믿어 의심치 않았다. 사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재무적 투자자 물색 등도 제안했지만 형 회장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면 안한다며 스스로 하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다른 기업보다 성정의 인수가 훨씬 더 좋은 조건이었다고 본다. 대기업이 인수했다면 요구 조건이 많았을 수도 있다. 남은 직원들의 고용은 물론 나가 있는 직원들에 대한 복귀를 보장 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성정은 항공업에 경험은 없지만 처음부터 기존 임직원들 그대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뜻을 밝혔다. 그동안 겪은 형 회장은 본인의 권위를 내세우는 분이 아니었다. 직원들과 앉아 대화하는 기회가 있었는데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모으고 말씀을 이어갔다. 성정의 사훈이 첫째가 '신의'라고 들었다. 본인이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려는 분이다. 자본 문제에 대해 우려가 나오는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할 게 없다. 
 
24일 마곡 이스타항공 본사 공지란에 붙어 있는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다짐. 지난 12일 열린 회생법원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단의 동의에 감사하는 마음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했다고 한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스타항공 회생 과정에서 법원의 역할은 
 
재판부 덕분에 회생도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올해 초 회생 신청 후 회생이 무엇인지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모든 게 캄캄했던 상황이었다. 관리인으로 선임된 이후 보안 차원에서 제가 직접 문서를 작성해 제출할 일이 있었다. 문서 작업이 서툴다 보니 수정할 부분이 많았는데 법원의 관리위원께서 본인 컴퓨터를 이용해 부족한 부분을 수정해 주고 친절하게 접수까지 도와주셨다. 깊은 감동을 받았고 과연 나였다면 그렇게 살뜰히 챙길 수 있었을까 싶었다. 현명하게 스토킹호스 방식을 채택해주시고 회생절차를 이끌어 주신 재판부와 회생 절차와 관련해 친절하게 실무를 지도해주신 관리위원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덕분에 짧은 기간 내에 회생 인가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기업 회생을 한 좋은 선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구에서는 보편화된 제도지만 우리나라 기업 회생 역사에서 스토킹호스는 다소 생소했던 방식이다. 이 방식은 회생 기업과 인수 의향 기업과 법원 등 3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최적화된 방안이라 생각한다. 공개 입찰 절차가 있기 때문에 법원 입장에서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다. 인수 의지가 높은 기업은 확실한 선점을 할 수 있다. 회생 기업 입장에서는 안전하게 확실한 기업을 하나를 잡고 갈 수 있다. 이스타항공 규모의 회사가 이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성공한 사례는 드문 것으로 알고 있다. 
 
24일 마곡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직원들이 늦은 시간까지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회생 계획안 이행 및 정상화 과정에서 애로 사항은 없는지 
 
회생 종료는 법원에서 최종 결정할 사안이나 요건은 상당 부분 충족이 되어가고 있다고 본다. 인가일로 부터 30일 이내 채권 변제가 이뤄진다. 최우선 과제인 국토부의 AOC 재발급 시점에 따라 일정이 일부 유동적일 수 있다. 국토부도 이스타항공의 정상화를 희망한다는 입장인 만큼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AOC 재발급을 신속하게 완수하도록 임직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번, 기다려주신 모든 직원분들이 하루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더 매진하겠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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