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당 전원회의 돌입…김정은, 종전선언 응답 여부 '주목'
코로나 방역에 경제난 위기…'대외 협력' 절실
입력 : 2021-12-28 15:17:28 수정 : 2021-12-28 15:17:28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27일 노동당 전원회의를 소집한 가운데 김 위원장이 이 자리를 빌어 대남·대미 메시지를 낼 지 주목된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에 대한 김 위원장의 호응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김 위원장의 종전선언 대응 기조에 따라 향후 남북·북미 관계 개선의 향방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가 12월27일 소집됐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참석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은 전원회의 의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채 "회의에서는 상정된 의정(의제)들을 승인하고 토의 사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는 회의가 지속될 것임을 의미한다. 올해도 이전에 열렸던 전원회의 일정에 비춰볼 때 3~4일 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27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위원장은 연말에 전원회의를 개최할 경우, 경제정책과 대외정책 등 주요 정책을 조율·결정했다. 북한은 앞서 2019년 12월28일부터 31일까지 4일 동안 전원회의를 이어간 뒤 2020년 1월1일에 대내외 국정방향을 제시하는 '전원회의 결정서'를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대미 대화에 대한 회의적 태도를 드러내며 이른바 '자력갱생'을 통해 제재 국면을 돌파하겠다고 했다. 이번 회의에서도 북한이 대외 문제와 관련된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종전선언에 대한 김 위원장의 명확한 입장이 나올지 관심이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내치에 집중하며 종전선언과 관련한 직접적인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9월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종전선언에 대해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고 선결조건을 내건 것이 마지막 언급이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종전선언 관련 내용을 포함해 대외 협력을 목적으로, 이전보다 한층 완화된 유화적 메시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코로나19와 대북 제재 등으로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한 북한이 일부 조건을 내걸고 대화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북한도 당초 목표로 했던 경제 계획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으로서는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대외 협력이 불가피하다. 상대적으로 조건부 대미·대남 유화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도 "대북 적대시 정책이 철회된다면 북한이 관계 개선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용의가 있다는 식으로, 조건부이지만 상대적으로 한 발 더 나아간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특히 최근 미국이 북한의 인권을 겨냥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음에도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대외 협력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최근 대남, 대미 비난이 별로 없다는 점, 북한이 내부의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감안했을 때 종전선언 관련 메시지가 긍정적으로 나오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외 협력에 나설 수는 있지만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 발표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미가 종전선언 문안 작성을 사실상 완료한 가운데 북한과의 논의 과정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한미가 문안 작성까지 해서 북한에 제안을 해도 지금 상황에서는 문안에 그야말로 정치적인 것만 담길 것이고 북한이 원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북한으로서는 거절보다는 논의를 닫은 채로 끌고 가지 않을까 싶다"고 예측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종전선언은 한미가 북측과의 비공식 접촉이 이뤄지고 있느냐의 부분인데, 현재로서는 추상적인 수준에서의 언급일 것 같다"며 "뭔가 새롭게 진전되고 있다는 느낌들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27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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