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미디어, OTT 등장에 개념 흔들려…의미 재정의 시급"
방송학회 '미디어콘텐츠사업의 대도약을 위한 정책 연속세미나' 개최
미디어 정책 변화, 아직 준비 단계…중장기적 시각에서 '정의'부터
차기 정부서 '콘트롤 타워' 생길 듯…방향성 논의할 시점
입력 : 2022-01-26 17:40:08 수정 : 2022-01-26 17:40:08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성장하면서 방송은 존재론적 논의에 직면했다.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끊임없이 혼선 가능성이 있다. 방송의 희소성·일방향성·선형성이 모두 형해화된 지금, 방송이 무엇인가 하는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임정수 서울여대 교수. 사진/유튜브 생중계 갈무리
 
임정수 서울여대 교수는 26일 한국방송협회 주최로 열린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미디어콘텐츠사업의 대도약을 위한 정책 연속세미나 - 지난 정부의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정책평가와 과제'에서 올바른 정책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정의 설정부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미디어콘텐츠 산업 성장을 위해서 '콘트롤 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OTT가 급부상하면서 미디어콘텐츠 지형이 크게 변했지만, 지난 정부에서 정책 변화에 대한 예고만 있었을 뿐 아직까지 준비·논의 단계에 그쳐 있다는 지적이다. 임 교수는"콘텐츠와 새로운 미디어 테크놀로지로 힘이 집중될 수 있도록 콘트롤 타워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차기 정부에서 미디어 관련 조직 개편이 어떤 형식으로든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임 교수는 이어 제대로 된 콘트롤 타워 수립을 위해서는 방송·미디어의 정의에 대한 사회적 합의부터 도출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방송이나 OTT 등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며 "이에 기초해 관련 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미나 참석자들도 미디어 정책을 중장기적으로 바라보기 위한 기초작업이 필요하다는 데에 동의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부처 개편 측면에서 콘트롤 타워보다 정의나 지향점을 도출하는 사회적 합의, 방향성으로서의 콘트롤 타워가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미디어콘텐츠 정책을 수행할 때 '누가'보다 '무엇을'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방향성의 합의 하에서 개별 세부 정책을 조정해야 하는 것"이라며 "(지난 정부에서) 지금까지 각론을 식별하는 과정을 거쳤고, 한국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지향점에 합의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교수는 이어 "저작권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고, 방송·전송 사이의 개념도 비어있어 이 부분을 합의해야 한다"며 "미디어 거버넌스 부처가 생겨도 다른 영역과 수많은 조율을 해야하는데, 미디어콘텐츠 산업 도약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조율할지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세원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팀장도 "미디어 콘텐츠 산업을 제대로 진흥하고 육성하고자 한다면 방송이 무엇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제대로 다시 이뤄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범수 한양대 교수는 "미디어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각을 시간에서 공간으로 전환할 때"라고 주장했다. 넷플릭스 등 해외 콘텐츠와 플랫폼의 진출로 공간적 확장 인식의 필요성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로 나누던 기존의 '시간적' 차원이 아니라 지역과 글로벌로 나누는 '공간적' 차원으로 전환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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