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미래다'…민주당, 2030 '다시 집토끼로'
박지현 위원장, 연일 청년 당원과 소통 접점 늘려
지방선거 광역의원 20%·기초의원 30% 청년 공천
입력 : 2022-03-23 15:15:49 수정 : 2022-03-23 15:16:58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이 지난달 28일 경북 구미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 선언을 한 청년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민주당이 20대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2030세대를 향해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6·1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온·오프라인 소통을 늘리는 것은 물론 공천 확대라는 당근책까지 제시하며 정치개혁 중심에 청년들을 불러 세웠다. 과거 집토끼였던 청년세대를 끌어안아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오후 8시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2030 새내기 당원 300명과 1시간 동안 미팅을 가진다. 이번에 새롭게 민주당에 합류한 당원들을 환영하고, 청년들이 가진 생각을 듣고 의견을 교환하기 위한 자리다. 비대위는 지난 22일 2030 신입 당원들을 대상으로 미팅 참가자 모집을 알리는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1996년생인 박 위원장은 지난 13일 공동비대위원장에 선임된 후 청년 당원들과 적극 소통에 나서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당내 청년 당원들의 모임인 '그린벨트'(2045신인정치인연대) 회원들과 만나 "바로 지금이 민주당의 청년 정치를 제대로 바꿀 기회"라며 "더 많은 청년이 지방의회에 진출하고, 더 큰 정치의 길로 들어서는데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박지현(가운데)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45 민주당 정치인 연대 '그린벨트'와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 위원장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민주당 청년위원회, 대학생위원회 소속 당원, 신규 입당 청년 당원, 지역별 청년위원회 등 다양한 그룹의 청년 당원들과 소통에 나설 예정이다.
 
온라인 메신저 성 착취 사건인 'n번방' 사건을 최초로 공론화한 박 위원장은 1월부터 민주당 선대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겸 디지털성범죄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당내 여성과 청년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의 젠더 공약에 대해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타 후보 대비 촘촘하다"고 평가하는가 하면, 대선 직후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를 향해 "이 대표의 여성 혐오정치, 세대포위론은 완전히 실패했다. 책임을 느끼고 정치권에서 떠나야 하지 않나"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박 위원장의 스타성에 주목, 그를 이 대표의 대항마로 키워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기획단을 구성하면서 청년 공천을 30%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조오섭 비대위 대변인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를 보면 광역의원 20%, 기초의원 30%를 청년 공천하게 돼 있다. 청년 공천 확대 방안에 대해 기획단에서 최대한 기획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송영길 전 대표는 1월 정치개혁안을 발표하면서 6월 지방선거에서 광역·기초의원 30% 이상 청년 공천을 의무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지현(오른쪽)·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들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발표는 그간 당헌당규에 명시됐음에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청년 공천 30% 확대 현안을 최대한 실천하겠다는 선언이다. 신현영 비대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번 대선에서 보여준 2030여성, 청년들의 힘을 감안해 명시된 20%, 30% 비율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청년세대 껴안기'는 과거 집토끼와도 같았던 2030세대의 변화를 읽고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2030 여성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었지만, 상대적으로 2030 남성 절반이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며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성향을 보였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 2030세대들은 특정 정당을 그대로 지지하기보다는 공약 등을 고려해 정당을 결정하는 실리적 성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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