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더 시티'…"공연 도시, 축제 장으로 확대"(종합)
라스베이거스 시작으로 전 세계 각 도시·아티스트 확장
분수쇼부터 'BTS 룸'까지…"소통 부족한 면은 인정"
"BTS 병역, 사회에 유익하도록 노력할 것"
'퍼미션 투 댄스 더 시티 - 라스베이거스' 기자간담회
입력 : 2022-04-10 08:15:31 수정 : 2022-04-10 16:16:25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아미(BTS 팬덤명)가 '세계 엔터테인먼트의 수도' 라스베이거스와 손을 잡았다. 도시와 공연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향후 전 세계 각 도시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9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컨퍼런스 센터에서는 '퍼미션 투 댄스 더 시티 - 라스베이거스(PERMISSION TO DANCE THE CITY - LAS VEGAS, 이하 더 시티)' 관계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크리스 발디잔(Chris Baldizan) MGM 리조트 엔터테인먼트 총괄 부사장을 비롯해 김태호 하이브 COO, 이승석 하이브 아이피엑스본부 사업대표, 스콧 맨슨 하이브 아메리카 비즈니스 솔루션 사장, 이진형 하이브 CCO가 참석해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
 
일명 '더 시티'는 BTS 소속사 하이브가 투어와 도시를 연결하는 신개념 프로젝트다. 콘서트가 개최되는 기간(5~17일) 동안, 하이브는 얼리전트스타디움이 위치한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지역 약 5km 인근을 공연과 연결시키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MGM 브랜드 산하 11개 호텔 체인과의 협업으로 쇼핑, 엔터테인먼트, 식음료, 숙박 등을 BTS IP와 결합한 상품으로 내놨다.
 
8일(현지시간) '다이너마이트'와 '버터'가 울려퍼지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앞 분수대. 사진=빅히트뮤직
 
 
일례로 '세계 3대 분수 쇼' 중 하나로 유명한 벨라지오 호텔의 분수는 BTS 공연이 열리는 동안 '버터'(Butter), '다이너마이트'(dynamite) 등 히트곡과 함께 분수 쇼를 선보였다.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는 비건 메뉴를 포함해 멤버들이 추천하는 한식 코스를 체험할 수 있었다. 멤버들이 쓴 메시지 카드와 포토 카드 등 'BTS 객실 체험'도 가능했다.
 
이날 첫 연사로 나선 발디잔 MGM 수석 부사장은 "지금까지 다양한 세계 팝스타들과도 협업을 해왔지만 BTS 규모로 한 경우는 전례 없었다"며 "MGM 산하 10만개가 넘는 객실, 다수의 아레나, 수백개의 라운지, 공항과 가까운 접근성이 합쳐진 이번 프로젝트가 라스베이거스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MGM 산하에서는 그간 실크 소닉과 레이디 가가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의 공연과 이벤트도 유치했다. 그러나 발디잔 수석 부사장은 "BTS가 다른 팝스타들과 다른 점은 아미의 영향력"이라 짚었다.
 
그는 "아미의 열정이 도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공연 뿐 아니라 라스베이거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목표"라며 "라스베이거스 도시 역량이 BTS와 광대한 시너지를 기대한다.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라스베이거스는 공연 직전 날인 7일 도시 일대가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라스베이거스 시와 협업으로 롤러코스터가 지나가는 뉴욕뉴욕과 벨라지오 분수, 실제 프랑스 에펠탑의 절반 크기로 만들어진 패리스 호텔의 에펠탑, 최고급 호텔 룩소(LUXOR), 그리고 해리 리드 국제 공항에 보랏빛 조명으로 채색됐다. 발디잔 수석 부사장은 "라스베이거스 내 유명한 곳들을 물들여서, 우리가 팬들을 모셔서 얼마나 기쁜지를 표시했다"며 "K팝과의 관계를 넓힐 수 있는 기회이자, 굉장히 많은 경제효과가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라스베이거스는 공연 직전 날인 7일 도시 일대가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라스베이거스 시와 협업으로 롤러코스터가 지나가는 뉴욕뉴욕과 벨라지오 분수, 실제 프랑스 에펠탑의 절반 크기로 만들어진 패리스 호텔의 에펠탑, 최고급 호텔 룩소(LUXOR), 그리고 해리 리드 국제 공항에 보랏빛 조명으로 채색됐다. 사진=빅히트뮤직
 
‘더 시티’ 프로젝트는 당초 2020년 BTS 월드투어 '맵 오브 더 솔' 로스앤젤레스 투어에서 먼저 열릴 예정이었다. 당시에는 ‘테마파크 프로젝트’라는 가칭으로 불렸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당시 프로젝트 전체가 무산됐다. 이후 공연 개최 도시인 라스베이거스를 첫 프로젝트 장소로 낙점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준비 기간은 1년이었으나, 라스베이거스는 약 4개월이었다.
 
이날 김태호 하이브 COO는 "1년 간 준비했던 ‘맵 오브 더 솔’과 달리, 촉박한 시간 내에 준비하다 보니 구성 면에서 개선 포인트들이 느껴졌다"고 했다.
 
가령 BTS 멤버들이 즐겨먹는 음식들을 메뉴를 선보였는데, 한국 길거리 식단들(튀김김밥이나 매운쇠고기라면 등)이 비교적 높은 가격(2인 120달러)으로 체감돼 아쉬움을 남겼다. 머천다이즈 존 대기줄을 없애겠다는 당초 취지와 다른 상황이 곳곳에서 나타나기도 했다. 약 20분 가량이면 돌아볼 수 있는 사진전 입장료는 인당 하루 25달러(약 3만원), 포토카드 8장 포함 38달러(약 4만6000원)으로, 미국 뉴욕의 유명 현대 미술관 모마(MoMA)가 1인당 입장료 23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이 역시 비교적 높은 금액이다.
 
올해 초 하이브는 네이버와 협업한 'BTS 웹툰'이 일부 팬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진형 하이브 CCO(커뮤니케이션 총괄)는 "프로젝트 성사에 주력하려고 하다보니까 소통 부족한 면도 분명 있었다. 향후 불편함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 내 머치 부스(BTS Tour Official Merch). 사진=빅히트뮤직
 
이번 라스베이거스를 시작으로 하이브는 더 시티 프로젝트를 향후 다른 도시, 다른 아티스트로도 프로젝트를 확장해갈 계획이다.
 
방탄소년단(BTS) 급 규모를 장담할 순 없지만, 일본 팬덤이 강한 엔하이픈 등 아티스트의 성격과 팬덤 규모에 맞게 프로젝트를 조율하겠다고 했다.
 
김태호 COO는 "아이코닉한 모멘텀을 만들고 싶다. 세계 모두가 하나 되어 즐기는 축제의 장이 궁극의 목표"라며 "BTS 뿐 아니라 이타카홀딩스(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소속) 모든 아티스트에게 적용가능하도록 하려고 한다"고 청사진을 내놨다. 이진형 CCO는 "스타디움 투어를 도는 아티스트들은 규모가 있고, 그보다 작은 아레나 투어를 도는 아티스트의 경우 오프라인 모듈을 줄여서 가는 식으로 구상 중"이라고 보충했다.
 
방탄소년단 테마 객실. 사진=빅히트뮤직
 
한편, 이날 시티 프로젝트와는 별도로 이진형 하이브 CCO가 방탄소년단의 병역 문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현재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병역 관련 문제를 하이브에 일임한 상황이다. 지난 2018년 문화훈장 중 5등급에 해당하는 화관문화훈장을 받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연기 혜택을 받는 등 제도 변화를 겪으며, 회사와 협의를 통해 지켜보는 중이다.
 
이진형 하이브 CCO는 "과거 멤버들은 반복적으로 국가 부름에 응하겠다고 해왔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 또 "최근 몇년간 병역 문제와 관련 계속 변화하고 (입대)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티스트 본인들도 힘들어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방탄소년단의 병역이 세계적으로 논의가 되다보니 사회적으로도 국회에서도 성숙한 상황이 된 거 같다"고 했다.
 
이진형 하이브 CCO (커뮤니케이션 총괄). 사진=빅히트뮤직
 
이 CCO는 "이번 국회에서 정리가 됐으면 한다. 하반기 국회가 재구성돼 기약없는 논의가 지속되고, 이런 불확실성이 어려움이 되므로 조속히 결론 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하이브의 역할에 대해 이 CCO는 "이런 때에 여러분들의 기대를 깨야 하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 방탄소년단의 이미지가 워낙 좋고 긍정적이인데 저희는 그렇다 하더라도 기업"이라는 사실을 주지시켰다.
 
"저희에게 도덕적 것도 많이 요구되고. 사회적인 기대치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 가운데 팬들에게 즐거운 경험, 행복한 경험을 주고 싶다. 그것도 사업의 일환이라는 것이 공존해 이해가 됐으면 한다."
 
방탄소년단(BTS) 전시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이하 PERMISSION TO DANCE)’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AREA 15 / A-LOT' 내부 전시장. 사진=빅히트뮤직
 
라스베이거스=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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