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그플레이션 공포에 해외 주식형펀드 자금 '혼돈’
이달 해외주식형 공모펀드서 337억원 순감소…투심 위축
뉴욕증시 최대 낙폭…국내 투자자 선호 종목도 줄줄이 내리막
입력 : 2022-05-18 06:00:00 수정 : 2022-05-18 0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테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면서 해외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혼돈에 빠졌다. 믿었던 미국 증시까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은 잠시 펀드에 자금을 빼고 상황을 지켜보자는 심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해외 주식형 공모펀드(ETF 제외, 13일 기준)에서 337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엔 1715억원이 순입금된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온도차다. 작년 초에는 하루에만 2000억원 가까이 유입되는 호황을 맛보다가 점차 투자자들의 관심에서는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입 상황은 글로벌 증시의 상황과 연동된다. 최근 미국 뉴욕증시는 52년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하면서 불안감이 최고조다.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올해 들어 16% 하락, 같은 기준으로 지난 1970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국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리비안과 테슬라 등 전기차 관련 기업들도 급락 소식이 이어졌다.
 
현재 리비안 주가는 24.8달러로 상장 후 기록한 최고가 대비 86% 하락한 상태다. 테슬라 역시 724.3달러로 고점 대비 41% 내렸다. 국내 투자자의 관심 종목인 넷플릭스, 알파벳, 엔비디아 등 주요 기업들의 변동성은 심각한 수준이다.
 
시장의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제롬 파월 현 의장이 이끄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을 비판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언급한 상황이다. 현재 연방준비제도(Fed)는 무려 22년 만에 처음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전격 인상했고, 추후 몇 차례 더 50bp 올리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아울러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긴축(QT)까지 예년보다 빠른 속도로 실시하기로 했다.
 
미국 ‘빅스텝’의 파급력은 채권과 환율, 글로벌 증시까지 빠르게 뻗어나가고 있다. 펀드 역시도 마찬가지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지역 주식형 펀드 플로우의 57%를 차지하는 미국의 유동성이 줄어든다면 자금 유출은 필수 불가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격적인 양적긴축(QT) 시행 전임에도 불구하고 선진지역(DM), 특히나 미국향 자금 유출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나 성장주 중심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팬데믹 이후 가파르게 성장했던 성장주 밸류에이션이 재조명되면서 높은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엿다.
 
또한,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일부는 러시아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의 전쟁 영향으로 관련 펀드에서도 해지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투자자들은 저점 반등을 노리며 오히려 투자 기회를 찾아나서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증시가 조정 국면을 거치고 있지만 여전히 해외 시장에 투자하는 부분에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상황”이라며 “오히려 긴축 우려로 조정이 과다했던 성장주의 반등 매력이 높아지는 시기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가 휘청거리면서 해외 주식형 공모펀드도 위축되고 있다. 사진=신송희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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