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합승 시행됐지만…플랫폼업체들 도입 두곤 '난감'
카카오T·타다 등 다수 플랫폼사, 편의성 이유로 합승 서비스 안해
반반택시, 합승 이용률 미미…"대형택시 남녀 합승 서비스? 계획 없어"
입력 : 2022-06-20 16:33:27 수정 : 2022-06-20 17:10:56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정부가 택시 승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15일부터 택시 합승제도가 시행됐지만, 막상 현장에선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도입에 소극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에서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합승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시행 중인 플랫폼 사업자 '코나투스'의 반반택시를 제외하고는 카카오T, 타다 등 플랫폼 업체들은 합승 서비스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다수 플랫폼사들은 이용자 편의 측면에서 합승 서비스 추진을 하더라도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여성이 택시를 잡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합승 서비스가 허용된 대상은 플랫폼택시 사업자에 한정된다. 플랫폼택시를 운영하는 곳은 대표적으로 카카오T(카카오모빌리티), 우티(티맵모빌리티+우버), 타다(VCNC)를 비롯해 아이엠택시(진모빌리티), 마카롱택시(KST모빌리티), 반반택시(코나투스), 온다택시(티머니) 등이 있다.
 
택시 기사가 임의로 승객을 합승하는 것은 여전히 금지이며, 이용자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택시를 부르고 요금을 정산하는 방식으로 합승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사 다수에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반반택시 외에 합승서비스를 추진하는 곳을 찾을 수 없었다. 
 
게다가 지난 2월부터 운행을 시작한 반반택시조차 합승 이용률은 미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반택시 운영사인 코나투스 김기동 대표는 "밤시간대 수요가 많은 강남역, 홍대 등을 중심으로 운영을 시작했는데, 아직까지 코로나 여파가 있어서 거의 수요가 없다"면서 "이제야 코로나가 풀린 만큼 차근차근 수요 많은 곳을 중심으로 열심히 홍보(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게다가 플랫폼사들은 6인승 이상 대형택시는 성별 제한 없이 승객들이 합승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국토부의 조치에 대해선 문제 소지가 있을 수 있어 쉽게 도입을 허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현재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국토부의 조치가 법리적으로 적절치 않은 판단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나투스의 김 대표는 "성별 구분을 해서 운영해야한다"면서 "해외에도 잘 운영되다 딱 한차례 사고만 나도 바로 폐지되는 일들이 많았다. 밤 시간대는 술 마시고 탑승하는 승객들이 있을 수 있고, 버스와 달리 택시의 경우 보통 집앞까지 이동하기 때문에 우려되는 부분이 꽤 있다. 한동안 (합승제도가) 안정화될 때까지는 조심해서 바라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 호출 서비스 점유율 90%에 달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까지 합승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현재 합승서비스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면서 말을 아꼈다. 대형 택시의 남녀 합승 서비스에 대해선 "성별을 수집 안 하고 있다. 향후 서비스 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중이다"고 답했다.
 
그외 타다, 우티, 아이엠택시, 온다택시 등은 "합승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 않고 아직까지 별도로 검토 중인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들 모두 승객들 편의성 측면에서 합승 서비스를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들 중 한 업체 관계자는 "합승 자체를 승객들이 꺼리는 분위기가 있고, 안전성 등이 확인되지 않아 섣불리 도입을 결정하기 조심스럽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설령 합승서비스를 도입하더라도 성별 조항, 요금제 등 기존 서비스에서 추가 개편해야할 복잡한 문제들이 산적했다는 것도 다수 업체들이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형택시의 경우 성별 조항 때문에 가입절차를 개편해야해 합승 서비스를 즉각 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게다가 대형은 성별 조항은 없지만, 합승을 위한 요금제, 분할 결제 등의 추가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수 이용자들도 합승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은 반응이다. 한 이용자는 "과거 홍대 앞에서 여성 납치했던 범죄가 있었다. 또 본래 취지가 승차난 해소인데 플랫폼택시만 허용하는 것도 의아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과거 문제가 있어서 금지한 걸 왜 부활시키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요금정산도 복잡하고, 차라리 원하는 사람끼리 모여서 요금할인 받아 합승하는 게 나아보인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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