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공급망 리스크 지속…미국·유로 경제 성장 둔화 예상
글로벌 공급망 회복 불확실…미국 경기 둔화 불가피
물가 하반기에도 높은 수준…기대인플레 상방 압력 가능성
유로지역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경제 회복 지연될 듯
입력 : 2022-07-03 12:00:00 수정 : 2022-07-03 12: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제약 여파로 올해 하반기 미국과 유로지역의 경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경우 기업 투자가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정부 지출이 하반기부터 소폭 증가하겠지만, 개인 소비 증가세 둔화와 주택 투자 감소가 성장의 제약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유로 지역은 대면 서비스업은 양호한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제조업 고용 수요 약화로 경기 회복 지연이 불가피하다.
 
한국은행은 1일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를 통해 올해 하반기 미국과 유로지역의 주요 이슈를 살피고 경제 전망에 대해 진단했다.
 
먼저 미국의 경우 하반기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미국은 상반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 관련 글로벌 공급망 제약 여파를 받으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물가는 원자재가격 상승, 서비스가격 오름세 확대 등 영향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5월에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 1981년 12월 이후 최고치인 8.6%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리(국채 10년)는 고 인플레이션 지속 우려 등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고, 주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등으로 연초 이후 하락세를 지속했다. 달러화는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큰 폭의 강세를 시현했다.
 
한은은 하반기 글로벌 공급망 회복 시기가 매우 불확실한 데다 원자재 가격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미국 경기 둔화 전망 요인으로 꼽았다.
 
또 임금과 물가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임금·물가 연쇄 상승 상황이 우려되고, 유가·식료품 등 생필품 가격 급등에 큰 영향을 받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의 상방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아울러 연준이 지난 6월부터 시작한 대차대조표 축소(QT)는 약 0.5%포인트의 정책금리 인상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추정치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따라서 하반기에도 연준이 정책금리를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고 QT는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진행할 것으로 한은은 관측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경제는 부문별로 기업투자가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정부지출이 하반기부터 소폭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개인소비 증가세는 크게 낮아지고 주택 투자도 감소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용사정은 수급 불균형으로 타이트한 노동 시장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물가는 하반기에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경제 상승률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은 유로지역 경제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경제 활동 재개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공급 차질 등으로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로지역 주요국들은 세제 감면 및 취약 계층 소득 지원 방식을 중심으로 국민총생산(GDP) 대비 1~2% 규모의 재정 지원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불안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연계돼 향후 재정 지원 조치의 연장·확대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한은 관계자는 "유로지역 소비자물가는 에너지 및 식품을 중심으로 당분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노동시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에 따른 제조업 고용 수요가 약화에도 불구하고,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국은행은 1일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를 통해 올해 하반기 미국과 유로지역의 주요 이슈를 살피고 경제 전망에 대해 진단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 성조기가 걸려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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