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당지지도 역전에도 '아전인수' 해석만
정당지지도, 민주당 44.5% 대 국민의힘 41.9%…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첫 역전'
위기 진단도 권력투쟁 연장선…"이준석이 때문" 대 "이준석 흔들기가 문제"
입력 : 2022-07-03 06:00:00 수정 : 2022-07-03 06: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 '데드크로스'에 이어 정당 지지도까지 민주당에 '역전'을 당하자 초비상이 걸렸다. 최근 국민의힘에서 벌어진 권력투쟁에 국민이 실망과 피로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진단과 대응책을 놓고도 둘로 쪼개졌다. 위기 원인이 이준석 대표의 리더십과 도덕성 논란에 따른 것인지, 친윤(친윤석열)의 무리한 당대표 흔들기 후폭풍인지를 놓고 아전인수 격으로 엇갈린 입장을 취했다. 총체적인 난맥상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3일로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지 55일째를 맞은 가운데 정당 지지도와 국정운영 지지도에서 적신호가 발생했다. 새정부 출범의 허니문도 일찌감치 막을 내렸다. 지난 1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미디어토마토>가 전국 1030명을 대상으로 실시·발표한 '선거 및 사회현안 42차 정기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41.9%로, 민주당(44.5%)에 뒤졌다. 전주와 비교해 민주당 지지도는 4.3%포인트 올랐으나 국민의힘은 3.5%포인트 떨어지며 희비가 엇갈렸다.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로 승승장구하던 국민의힘은 새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에 첫 역전을 허용했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6월 둘째 주 민주당을 11.3%포인트까지 앞섰기에 충격이 더 크다.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 역시 부정이 긍정을 추월하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앞서 <리얼미터>가 지난달 20일∼24일 2515명에게 설문한 결과, 윤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전주보다 1.4%포인트 하락한 46.6%였으나 '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2.3%포인트 오른 47.7%로 집계됐다. 집권 초기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으로, 윤 대통령의 검찰 출신에 편중된 인사 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됐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1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을 마중 나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권에선 이준석 대표를 둘러싼 국민의힘 권력투쟁에 대해 국민이 실망감을 느끼고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 정당 지지도 하락까지 초래했다고 분석한다. 민주당도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대 반이재명 전선으로 나뉘며 극심한 계파갈등을 보이는 등 대정부 견제력을 상실했다. 하지만 국민은 윤석열정부와 함께 국정운영을 책임질 집권여당에서 표출된 권력투쟁이라는 점에서 더 가혹하게 질책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이 같은 총체적 위기에 대한 진단에서도 권력투쟁 연장선에서 바라보며 사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복수의 의원들과 관계자들의 기류를 살펴보면 당내에선 이번 위기를 '이준석 리스크'로 보는 쪽과 '친윤발 후폭풍'으로 인식하는 쪽으로 나뉘었다. 친윤계는 30대의 0선 당대표의 한계가 초래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불거진 성접대 의혹에 따른 당의 이미지 추락을 지적했다. 친윤계 모임인 '민들레' 간사인 이용호 의원은 지난달 28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당 내홍에 대해 "그동안 (이 대표에게)누적된 감정이 폭발하는 것"이라며 "22대 총선을 앞두고 리더십을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들이 표출되면서 지금 국면을 만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대표가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것에 대해서도 "선거에서 이기고 지고의 문제는 이미 끝난 이야기"라고 언급, '이준석 용도폐기론'까지 구체화됐다.
 
반면 비윤계와 이 대표를 두둔하는 쪽에서는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를 중심으로 한 친윤의 권력욕과 당대표 흔들기에 대한 적대심을 드러냈다. 한 비윤계(비윤석열) 의원은 "당 자체적으로는 쇄신과 선거 승리를 할 수 없으니까 이준석을 당대표로 선출하고 윤석열이라는 외부인사를 영입해 대선을 치렀던 게 국민의힘"이라며 "그런데 이제 와서 이 대표를 흔들며 '너는 아직 어리니까 깝죽거리지 말고 어른들 말 잘 들어라'라고 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와 가까운 김용태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한 라디오에서 "권력에 줄 서기 위해서 당 지도부를 흔드는 행위가 정말 아쉽다"며 "여당 지도부를 흔드는 것이 윤석열정부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일부에서는 갈등을 멈추고 선당후사에 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이마저도 공염불이다. 4선의 홍문표 의원은 지난 1일 YTN 라디오에서 "일부 인사들이 패거리·계파 정치로 당과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윤석열정부가)5년 가겠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일하고 공약을 실천하려고 머리를 짜야 할 시간에 패거리가 돼 서로 우왕좌왕하고 있다"며 "당과 국민을 위해 자중해야 한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금 서로 선당후사를 말하는데 한쪽에서 원하는 '선당'은 이 대표의 자진사퇴와 조기 전당대회이고, 다른 쪽에선 '공천에서 손 떼라'라고 하니까 이걸 어떻게 푸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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