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감독 “패러디 논란, 공론화 되면서 기준점 생길 듯” (종합)
입력 : 2022-07-26 15:46:50 수정 : 2022-07-26 15:46:5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ENA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기자간담회가 26일 오후2시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코리아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유인식 감독과 문지원 작가가 참석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첫 방송 당시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 0.9%로 출발했다. 하지만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면서 지난 21일 방송된 8회 당시 13.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한 화제성 순위 역시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 점유율 59.16%(7 2주차및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1(한국갤럽 ‘요즘 가장 즐겨보는 프로그램’ 조사, 7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에 오르는 등 매 회 차 신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유감독은 드라마 인기에 대해 이렇게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채널에서 시작을 했고 소재가 대중성을 확보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음식으로 따지면 평양냉면 같은 맛이 있다. 그런데 이런 반응을 얻게 될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고등학교 은사님이 연락을 주셨다. 아들이 재미있다고 보는데 연출이 나라고 해서 연락을 하셨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울컥했다고 밝혔다.
 
문작가는 최근 에피소드에서 우영우의 출생의 비밀이 다뤄진 것에 대해 출생의 비밀이라는 코드를 넣을 때 제작사에서 걱정을 했다. 클래식한 장치를 가져오는 것에 걱정을 했다. 영화를 계속 하다 보니까 드라마 문법에 익숙하지 못해서 의도와 다르게 해석되는 것 같기도 한다. 두 사람의 관계에 집중해서 풀어내려고 했다고 집필 과정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다양한 분들이 연락을 준다. 카페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이야기하거나 버스를 탔는데 핸드폰으로 드라마를 보는 걸 보면서 이게 무슨 일인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감독은 최근 우영우 패러디에 대한 다양한 의견에 대해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으로 그런 이야기가 편안하지 않다. 일상 생활에서나 유튜브 상에서 우영우의 캐릭터를 따라한 분들이 말 그대로 자폐를 비하하는 의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자기가 사랑하는 캐릭터를 따라하고 싶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의 클립을 볼 때도 맥락을 이해하면서 볼 수 있지만 바깥에서 행동의 어느 순간만 따라하면 또 다른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우영우 캐릭터와 연기는 박은빈 배우와 극 밖에서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박은빈 배우도 주의를 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어떻게 즐기고 있는지 뭐라 할 수 없지만 의견을 이야기해보자면 드라마에 잘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를 내놓다 보니까 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문제 의식이 생겨나는 것 같다고 했다.  
 
더불어 그런 부분에 대해서 조심성을 가져야 하는 시대다. 이것이 몇 년 전의 감수성과 다르다. 누군가 기준을 정해줄 수 있는 건 아니다. 사회적인 합의, 시대적인 감수성에서 공론화 되면서 기준점이 생기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작가는 드라마가 시작된 배경은 3년 전 어느 날 증인을 잘 봤다는 제작사가 성인이 된 지우가 변호사가 되는 게 가능하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작품을 하나 만들면 평행 우주 어딘가 살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증인의 지우가 어딘가에 살고 있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또한 자폐 스펙트럼에 대해 스릴러 장르를 구상하면서 사건의 목격자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으면 어떨까라는 것에서 시작했다. 그래서 자료 조사를 시작했다. 놀라웠던 점은 자폐인이 가지고 있는 많은 특성들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독특한 사고 방식, 엉뚱함, 강한 윤리 의식, 올곧음, 특정한 분야의 지식에 대한 기억력, 시각과 패턴으로 사고하는 것에 호감을 느끼고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스릴러가 아닌 증인같은 영화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유감독은 자폐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누구도 내가 자폐 스펙트럼의 대표라고 할 수 없다. 더구나 우영우는 우리가 부여한 최고의 스펙과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우영우가 자폐 스펙트럼의 대표가 아니다. 저희가 어떤 드라마를 출발할 때 어떤 인물이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하면서 시작한다. 자기 안에 갇혀 있는 자폐인이 수많은 사람과 부딪히고 진실과 거짓이 난무하는 변호사의 길을 걸어가면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에서 출발했다. 이런 질문을 잘 담아낼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든 것이다. 다만 최소한의 개연성을 부여하려고 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우영우가 고민할 만한,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고민하는 정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서 혼신의 힘을 다해서 답을 내려보려고 한다. 하지만 그 답이 모두가 동의하는 답이 아니다. 우리가 찾아낼 수 있는 답이다. 나머지가 현실 세계에서 논의되고 이에 대해 나오는 비평을 고맙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안 해본 이야기, 소재가 대중의 반향을 일으키는 점에서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부담스럽기도 하면서 행복하기도 하다. 지금 사랑해주는 것처럼 나머지 에피소드를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방송된다.
 
ENA 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유인식 감독, 문지원 작가. (사진=ENA채널)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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