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빙하기 왔다…매매거래 9년 만에 최저
거래절벽에 지난달 집합건물 소유권등기이전, 7만건 그쳐
서울 아파트값 10주째 내림세…신규 분양 소화도 쉽지 않아
재개발·규제완화 이슈 강남·서초·용산도 거래 1년 새 반토막
입력 : 2022-08-05 08:00:00 수정 : 2022-08-05 08:00:00
서울 시내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부동산 매매거래가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규제완화 대책에도 집값 고점 인식과 대출이자에 대한 부담이 하방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된 결과다. 특히 서울 집값은 10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고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강남·서초·용산지역 거래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다세대·연립주택,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의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 신청건수는 7만2008건(등기완료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9월(6만974건) 이후 9년 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이자부담이 높아지면서 매수보다는 시장을 관망하는 심리가 더 커진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 등기신청건수는 지난해 말까지 10만4740건에서 올해 1월 8만9653건으로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왔다. 작년 7월(11만7779건)과 비교하면 38.86%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이 지난해 7월 9615건에서 올해 7월 4490건으로 53.3%로 가장 많이 줄었고 경상북도(-51.6%)와 제주도(-48.2%)·광주광역시(-46.83%)·대전광역시(-45.80%) 순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 지역 집합건물 매매를 위한 등기신청건수는 1년 전보다 42.8% 내린 9677건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많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재개발 등 규제 완화 기대감이 존재하는 강남·서초·용산 등이 반토막났다. 서초구의 경우 992건에서 379건으로 61.79% 쪼그라들었으며 용산구는 414건에서 211건으로 49.03% 하락했다. 강남구는 43.63% 줄어든 513건의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이 이뤄졌다.
 
동남권에 위치한 강동구와 송파구의 경우 각각 –71.22%, -15.95% 떨어진 242건, 706건으로 나왔다. 이밖에 은평구(-75.21%)·마포구(-68.87%)·도봉구(-65.76%)·관악구(-61.22%)·노원구(-61.10%)·영등포구(-57.98%)등도 1년 새 매매건수가 절반 넘게 줄었다.
(표=뉴스토마토)
시장전망도 밝지 않다.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예상됨에 따라 매수자 우위시장이 형성중인 가운데 매물적체로 거래활력도가 저하돼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07%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5월30일(-0.01%) 이후 10주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강남구(-0.02%)와 송파구(-0.05%)는 지난주보다 낙폭이 커졌고,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였던 서초구는 20주 만에 보합으로 돌아섰다. 주각 아파트 매매가격은 –0.06%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약 불패 지역으로 꼽히던 서울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실정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서울 미분양 주택은 719가구로 전월(688가구) 대비 4.5% 증가했다. 분양가상한제 개편으로 추가 물량은 공급되고 있지만 소화하기는 쉽지 않은 셈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상한제 개편안 시행으로 공급은 다소 나아지겠지만 건축 자재 값과 금리 인상 등의 이슈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한데다 주택시장의 하방압력이 고조되고 있어 분양시장의 분위기는 예년 같지 않다”면서 “전국 1순위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올해 1분기 11.4 대 1에서 2분기 10.5 대 1, 3분기 6.3 대 1로 점차 활력이 저하되고 있어 분양이 일정대로 진행할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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