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요원…네 탓만 하는 노사
4월 거리두기 해제에도 영업시간 1시간 단축
금융노조, 총파업 예고…단축근무 못박기
점포 효율화·비용 절감…몰래 웃는 은행들
입력 : 2022-08-10 09:00:00 수정 : 2022-08-10 09: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지 4개월이 지났지만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금융권 노동조합은 근무시간 단축을 내걸고 총파업을 추진하고 있어 실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임금 6.1% 인상과 주 36시간 근무, 영업점 폐쇄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노조엔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금융공기업 등의 노조원 10만명이 소속돼 있다.
 
금융권 노사는 임금 인상률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은 결렬됐고, 중앙노동위원회 쟁의 조정회의에서도 합의에 실패하면서 '조정 중지' 결정을 받은 상태다. 금융노조는 오는 1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다음달 16일 모든 은행 업무를 중단하는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노조가 제시한 주 36시간 근무 요구안은 영업시간 1시간 단축근무와 직결된다.. 앞서 금융노사는 코로나19 발생 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자 지난해 7월부터 오전 9시~오후 4시 영업점 운영시간을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1시간 단축했다. 지난 4월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지만, 은행 영업시간만 여전히 소비자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
 
금융권 노사는 지난해 10월 노조와 사측이 코로나19 방역지침이 해제되더라도 교섭을 통해서만 영업시간 단축을 조정할 수 있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상황에서도 은행들은 단축된 영업시간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들은 노조의 핑계를 대고 있지만 영업시간을 되돌리려는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노조와 사용자단체간 이뤄진 합의이기 때문에 개별 은행이 자체적으로 영업시간을 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들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혹은 오후 9시, 늦은 저녁까지 방문할 수 있는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무인 점포나 편의점 점포 등 특화 점포들을 내놓고 있지만 고령층 등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영업시간 탄력 운영으로 은행들의 경영 효율화 전략에 힘을 얻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업시간 단축으로 시중은행들은 시간외수당 등 수백억원의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을 웃도는 등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금융당국도 영업시간 정상화를 독려할 명분이 약해진 상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민간 영역의 노사 합의 사항에 대해 개입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한 시중은행의 영업점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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