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국민의힘 바로세우기'(국바세) 대표인 신인규 변호사(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는 26일 "판사는 '비상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의 완승"이라고 이날 법원 판결을 환영했다. '국바세'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 모임으로,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부정하며 지난 11일 책임당원 1558명 이름으로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 17일 심문에선 이 대표와 신 변호사가 동시에 출석해 각자가 낸 가처분신청에 관한 변론(병행심리)을 펼쳤다.
국민의힘 바로세우기(국바세) 대표 신인규 변호사가 지난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 변호사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민주적 정당성, 당원 주권의 원리에 따라서 당이 운영되어야 된다고 확인됐다"며 "이걸 또 어겨서 뭘 진행하면 그때부터는 사법 부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5일부터 1박2일로 의원 연찬회를 갖고 당의 전열 재정비에 주력했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첫날 연찬회장을 찾아 당정의 의기투합에 힘을 보탰다.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을 뒤로 하고 전열을 재정비하겠다는 의지였다. 윤석열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에서 민생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여 악화된 민심을 달래고 정부를 뒷받침하는 집권여당으로서의 다짐도 이어졌다. 하지만 연찬회가 끝난 직후 법원 판결로 당은 다시 혼돈에 빠졌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법원 판결로 즉시 직무가 정지됐다. 비대위도 효력이 정지됐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재판장 황정수)는 이날 이준석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제기한 가처분신청에 대해 일부 인용했다. 특히 본안소송 판결 확정까지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 집행을 정지하라고 결정했다. 비대위 출범 요건 중 하나인 '비상상황'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비대위는 당대표 '궐위' 또는 '비상상황'일 경우에 한해 출범할 수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 대한 중앙윤리위원회의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규정, 권성동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한 바 있어 비대위 출범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지 못하게 됐다. 이에 따라 비대위는 효력을 상실했으며, 이 대표는 다시 국민의힘 대표로 복귀하게 됐다. 다만 당원권 징계로 당대표 직무는 보지 못한다. 현재로서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또 다시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는 방안이 유력하다.
신 변호사는 이에 대해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직무가 정지됐으니 본안소송 판결 때까지는 업무를 못 한다"며 권성동 원내대표를 겨냥해서도 '사필귀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제 일으킨 사람들 본인들이 알 것 아니냐"며 "결자해지를 안 하고 끝까지 입장을 회피하면서 뭉개고 가겠다면 그건 사법 부정"이라고 압박했다. 신 변호사는 권 원내대표가 다시 원내대표 자격으로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는 방안이 유력한 것과 관련해 "새 원내대표를 뽑으면 된다"면서도 "하지만 권 원내대표는 제가 봤을 때 사표를 안 낼 것 같다. 그러면 직무대행을 하셔야 된다"고 예상했다.
그는 당내 최대 현안이었던 '전당대회'와 관련해서도 "전당대회 얘기를 꺼낼 수 없다. 오늘 판결로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신분은 정지가 됐다. 당은 정상으로 복귀한다"고 정리했다. 당대표가 살아있고 '궐위' 상태가 아닌 '사고' 상태에 불과해, 이 대표가 사임하지 않는 한 전당대회 시기를 논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 전 대표가)내년 1월에 복귀가 돼서 6월까지 임기가 살아 있는데 전당대회는 못 한다"고 단정 지었다.
그는 현 상황이 정확하게 "배현진 의원이 최고위원직 사퇴하기 전날로 돌아간 것"이라고 진단하며 "법원에 의해서 이 힘든 투쟁을 통해(돌아갔다). 배현진 의원도 이쯤 되면 책임을 많이 지셔야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제원 의원이 혼자 책임지기 싫으면 배현진 의원이 같이 책임져야 한다. 조수진 의원 등도 다 공범들 아니냐"고 했다. 또 "최고위로 돌아가더라도 사퇴한 사람들은 집에 가야 한다. 이준석·김용태·성일종·권성동 이렇게 지도부가 남는 것"이라며 최고위원 부재는 '보궐선거'를 하면 된다고 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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