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스 공급 20% 유지 땐 연말 'EU 에너지난' 불가피
가스 의존도 높은 유로지역, 대규모 생산 차질 불가피
노드스트림1 공급 20% 수준만 유지해도 연말 재고 크게 낮아져
대체 에너지원 발굴, 소비 감축 등 대응…개선 쉽지 않아
우리도 수출 둔화, 산업 생산 차질 가능성…모니터링 필요
입력 : 2022-08-28 12:00:00 수정 : 2022-08-28 12: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러시아가 유로지역(EU) 가스 공급을 중단할 경우 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로지역의 산업 및 대규모 생산의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노드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을 현재와 같이 설비용량의 20% 수준만 유지해도 연말 재고가 크게 낮아질 수 있어서다.
 
이 같은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 유로지역을 대상으로 한 수출 둔화, 에너지 수급 불안, 산업 생산 차질 등이 발생할 수 있어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러시아의 유로지역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현황 점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유로지역 경제는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24%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유로지역은 천연가스 사용량의 36%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일대에서 천연가스는 주로 주거용과 제조업의 생산 목적으로 사용된다.
 
유로지역 국가별로는 체코(100%), 라트비아(100%), 헝가리(95%) 등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매우 높고, 주요국 중에서는 독일(65%), 이탈리아(43%)의 의존도가 높다.
 
산업별로는 전력생산, 화학산업, 기초금속제조업, 시멘트·콘크리트제조업 등의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러시아의 대 유로지역 천연가스 공급 차질은 지난해 말 러시아와 유로지역 간 갈등으로 시작됐고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본격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유로지역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규모는 지난달 중 일평균 1억3000만 입방미터(CM)로 지난해 일평균(3억7000만 CM) 대비 35%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다.
 
또 현재 야말-유럽을 통한 가스 공급은 중단된 상태이며 노드스트림1을 통한 공급은 정상 물량의 20%까지 축소됐다.
 
유로경제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러시아도 천연가스 공급감소 등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유로지역 국가들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차질에 대해 에너지원 대체, 소비감축 등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천연가스 공급 부족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이렇게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러시아의 대 유로지역 가스 공급 전면 중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에너지 수요가 높은 겨울철 들어 재고가 크게 줄어 유로지역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까지는 천연가스 재고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러시아가 노드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을 현재와 같이 설비용량의 20%로 유지할 경우 연말 재고가 예년 수준을 상당폭 하회했던 지난해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
 
이에 시장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축소 및 중단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으며, 유로지역 각국도 가스 공급 완전 중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대책 마련을 강조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과 이에 따른 유로지역 경제의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는 대 유로지역 수출 둔화, 에너지 수급 불안, 산업 생산 차질 등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나라도 러시아의 유로지역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현황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러시아의 유로지역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현황 점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유로지역 경제는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24%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은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 건물 앞에 국기들이 휘날리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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