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국감 소환된 두나무 이석우·빗썸 이정훈…시세조작 의혹·루나사태 대응 화두
루나사태 대응 비롯해 상장·수수료 문제 다뤄질 듯
두나무 송치형 의장 빠지며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와
업계 "이정훈 전 의장 중심 질의 쏟아질 듯"
입력 : 2022-09-29 16:25:02 수정 : 2022-09-30 09:04:42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올해 국정감사에선 국내 1·2위 가상자산 거래소의 수장들이 소환된다. 루나·테라 폭락 사태 이후 업비트·빗썸 등 가상자산 거래소들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지는 상황에서 양측의 수장들이 국감장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정무위원회는 다음달 6일 이석우 두나무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최종 확정했다. 당초 복수의 정무위 위원들이 증인으로 신청한 창업주인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해외 체류 등을 이유로 간사 합의 과정에서 불발되면서 증인에서 제외됐고 대신 이 대표가 출석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빗썸에선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의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외 테나·루나 사태와 관련해 테라의 밸리데이터(validator, 블록체인 검증인) 회사인 디에스알브이랩스의 김지윤 대표와 차이홀드코 신현성 총괄도 증인 명단에 올랐다.
 
이석우 업비트 대표가 지난 6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상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투자자 보호대책 긴급점검 당정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업비트와 빗썸은 자전거래·자금세탁, 코인 조작 등 이상 거래 의혹과 루나 사태와 관련한 수수료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두나무 수수료 수입과 투자자보호센터 운영과 관련한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두나무가 운영하고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는 지난 5월10일 루나가 90% 이상 급락했을 당시 루나 입출금을 제한한 타 거래소와 달리 늑장 대응을 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업비트는 루나 거래 수수료로 막대한 수익을 챙긴 것으로 전해져 더욱 논란이 됐다. 뿐만 아니라 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를 통해 루나 코인에 투자하는 동시에 업비트에 해당 코인을 상장시킴으로써 1000억원 규모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 역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밖에 자전거래 의혹도 풀리지 않은 상태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해당 의혹의 중심인물로 법적공방 중인데, 이번 국감에선 소환이 불발되면서 집중 질의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보호센터 운영과 관련해서는 소비자보호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등에 대한 질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 때 빗썸의 실질적 대주주로 알려진 바 있었던 이정훈 전 의장도 국감에 불려나온다. 이 전 의장은 그동안 빗썸내 아무 직책을 맡지 않고 은둔해 온 인물로, 2002년 게임 아이템 거래 서비스 운영업체 '아이엠아이(imi)'를 창업하고 2016년까지 대표를 맡았다. 빗썸홀딩스의 지분은 계열회사인 비덴트(34.2%), DAA(30%)로 두 회사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정훈 전 의장은 빗썸홀딩스의 지분 상당수를 직간접적으로 소유해 경영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로 꼽힌다.
 
이정훈 전 의장에겐 한글과컴퓨터가 발행한 가상자산 '아로와나 코인'과 관련한 의혹에 대한 질의가 나올 예정이다. 지난해 4월 빗썸은 아로와나코인을 상장했는데 당시 해당 코인은 상장 30분만에 가격이 1000배 이상 뛰어 시세조작 의혹을 받았다. 또한 투자설명서와 같은 백서에서 상장 직전 프로젝트 책임자와 주요 참여 인원이 삭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탕을 노린 작전 세력들이 시세조작을 했다는 의구심이 증폭됐다. 특히 아로와나 상장이 빗썸 윗선의 지시로 급히 이뤄졌다는 내부 폭로가 일부 매체의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졸속 상장 아니냐는 비판도 일었다. 아로와나 코인 조작 의혹과 관련해, 코인을 개발해 준 기술 업체인 엑스탁의 박진홍 전 대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현재 아로와나코인과 관련해선 주요 관계자들 등에 대해 수사가 진행중이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국감 증인 명단을 놓고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두나무가 대관 업무를 원활하게 잘 해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두나무는 이석우 대표를 중심으로 금융당국과 정치권과 연이 있는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는 등 대관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증인 소환에서도 송치형 의장이 빠지고 전문경영인 참석으로 갈음한 것은 결국 대관의 승리라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업비트는 대관을 잘해 큰 위기는 모면했고 빗썸은 초비상 상황에 이르렀을 것"이라며 "국감에 부를 증인 명단이 창업주인 송치형 의장 대신 이 대표로 급이 낮춰졌다면 빗썸도 비슷한 급의 대표로 불러야하는데 이정훈 전 의장을 부렀다는 점에서 질문의 수위도 셀 것이다. 게다가 이 전 의장은 공식석상에 한번도 나타나지 않은 베일에 쌓인 인물이라 그것 자체가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감시즌을 앞두곤 의원 여러 명이 세부적이고 과한 데이터를 요구해 난감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정부부처별 자료 공유도 안된 상태에서 의원들 제각각 비슷한 자료 요청을 하기도 하는데 본 업무를 할 여력이 안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국감 질의시 꼭 필요한 자료 요청을 했으면 싶다"고 의견을 내비쳤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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