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5년 만에 대규모 공중훈련 돌입…북 확장억제 차원
F-35B 등 군용기 240여대 참가…미 공군 "역대 최대 규모"
북, 한미 훈련 빌미 무력도발 가능성…"'강대강 대치' 지속 우려"
입력 : 2022-10-31 15:49:43 수정 : 2022-10-31 15:49:43
사진은 한미 공군이 비행하는 모습이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뉴시스 사진)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한국과 미국이 31일 F-35A와 F-35B 등 군용기 240여대가 참가하는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돌입했다. 양국이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을 시행한 것은 2017년 12월 이후 5년 만이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임박 소식과 함께 대북 확장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에 대한 북한의 반발성 무력시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감이 한층 고조됐다. 
 
공군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우리 공군의 F-35A, F-15K, (K)F-16, KC-330 등 140여대의 항공전력이 참여한다. 미군에서는 F-35B, EA-18, U-2, KC-135 등 총 100여대의 대규모 전력이 참여해 공중전투훈련을 진행한다. 특히 일본 이와쿠니 미군기지에 주둔하는 F-35B 스텔스 전투기는 최초로 국내 기지에 착륙한다. 호주 공군도 KC-30A 공중급유기 1대를 보내, 처음으로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한다. 한미 연합전력의 출격 횟수는 총 1600여회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 태평양공군은 앞서 이번 훈련의 비행 횟수가 역대 최대 규모라고 강조한 바 있다. 훈련은 이날부터 다음달 4일까지 5일간 진행된다.
 
200여대가 넘는 한미 군용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대규모 훈련을 실시하는 건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잇달았던 2017년 12월 이후 대략 5년 만이다. 훈련 규모로만 보면,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따른 대북 억제 메시지가 강하게 담겼다. 여권 일각에서 북핵 위협에 맞서 핵무장론도 제기했지만, 미국은 기존 확장억제에 방점을 찍으며 부정적 반응을 보인 바 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6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 중간선거일 전인 다음달 7일까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예측했다.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해짐에 따라 한미 양국은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으로 경고한다.
 
여기에 한미 국방부 장관은 다음달 3일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SCM) 회의를 개최키로 했다. 한미는 이번 안보협의회에서 한반도 안보 정세 평가 및 정책 공조,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 연합방위태세 강화, 글로벌 안보협력 등 주요 동맹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의 부정적 반응에도 여권 내에서 전술핵 재배치와 자체 핵개발 등 핵무장론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상황을 고려, 확장억제 실행력 자체를 높이는 방안이 중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한미가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에 이어 안보협의회 개최 등 확장억제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북한은 이를 빌미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앞서 북한 선전매체들은 이번 훈련을 앞두고 정세 격화 책임을 한미에 돌렸다. 대표적으로 대외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지난 29일 사회과학원 실장 리진성의 기고문을 통해 "전쟁의 불 구름이 시시각각 몰려오고 있다"며 이번 훈련을 거칠게 비난했다.
 
지난 1월15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14일 북한군이 평안북도 철도에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는 한미의 공중훈련에 초점을 맞춰 대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북한은 (한미의 군사적 움직임에)비례적으로 대응한다. 공중훈련에 대한 전술적 대응 방법으로 행동에 옮기지 않을까 싶다"며 "한미에 비해서 북한의 공군력 자체가 워낙 약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공군력을 동원해서 대응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한국의)공군지휘소나 공군 비행장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위성 (미사일)발사들이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미 훈련이 북한에게는 상당한 자극제가 될 것이고, 북한 또한 강대강의 맞대응 전략 하에 탄도미사일 발사로 대응하지 않을까 싶다"며 "이어서 미국 중간선거 전으로 해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로 한미의 대응을 탐색하면서 핵실험 시기라든지 여부 문제를 판단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한미 공중훈련과 안보협의회 등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여지가 상당히 크다"며 "한반도가 긴장 국면으로 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스럽다"고 했다. 홍 실장도 "이번 공중연합 훈련이 하반기에 (남북관계의)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연합훈련에 대응하기 위한 북한의 공세가 상당히 위기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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