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원대 아파트 경매에 83명 응찰…저가 매물에 수요 집중
실수요 시장 진입 활발…투자수요도 가세
강남서 경매 변경·취하 움직임도
입력 : 2023-03-30 06:00:00 수정 : 2023-03-30 06:00:00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최근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저가 매물에 수요가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수요의 경매시장 진입이 활발해진 것과 더불어 투자수요까지 가세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30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7일 열린 경기 부천 '미리내마을' 아파트 전용면적 33㎡ 경매에 83명이 응찰했습니다.
 
이 물건은 두 번 유찰돼 최저가 1억5974만원으로 세 번째 경매에 부쳐졌는데요. 수십명의 경쟁 끝에 감정가(3억2600만원)의 70% 수준인 2억3033만원에 낙찰됐습니다. 이 단지의 동일 평형대가 이달 2억2000만~2억4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실거래가격에 낙찰된 셈입니다.
 
지난 6일 경기 평택 '우림' 전용 39㎡ 경매에는 63명의 응찰자가 몰렸습니다. 감정가 6100만원이 최저가인 첫 경매에서 9900만원에 매각됐습니다. 감정가 대비 높지만 이달 매매된 1억1200만원의 실거래가보다 낮습니다.
 
같은 날 이 아파트에서만 총 10건의 경매 물건이 나왔는데, 가장 적은 응찰자 수는 30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일 경기 광주 'e편한세상 광주역6단지' 전용 84㎡ 입찰에 40명이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두 번의 유찰로 최저가는 4억1454만원까지 내려왔는데요. 결국 감정가(8억4600만원)의 65%인 5억5400만원에 낙찰됐습니다. 지난달 실거래가 5억9000만원보다 저렴합니다.
 
이처럼 저가 매물에 수요가 몰려 경쟁이 치열한데요. 실수요자들이 더 저렴한 물건을 잡기 위해 경매로 눈을 돌리면서 경매시장 수요 유입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잇따른 저가 매물 출현에 투자수요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경매업계 설명입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저가 매물이 많은 경기 지역에서 응찰자 수가 높게 나타났다"며 "저가 아파트는 특례보금자리론 적용이 가능해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물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서울의 경우 이달 응찰자 수는 전월 대비 줄었는데, 저가 매물 감소가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고가 매물이 밀집한 서울 강남권에서는 경매를 변경하거나 취하하는 사례가 있는데요.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 14일 세 번째 경매를 진행하려 했으나 돌연 집행정지됐습니다. 소유자가 개인회생을 신청하면서 경매가 잠정 중단된 것입니다.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23억6000만원의 감정가를 받았으나 지난 28일 취하됐습니다.
 
기준금리 동결과 보유세 완화 등의 여파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가운데 경매시장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실제로 이달 29일까지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의 경매 진행건수는 총 45건 중 30건으로, 진행비율 66.7%를 기록했는데요. 전월 70% 대비 떨어졌습니다.
 
한 경매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 완화로 올해 고가 주택 보유세가 크게 줄어들게 될 전망"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버티기에 돌입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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