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보통합 첫 발에도…'진통 계속'
추진위, 위원 임명하고 출범했지만 보육 교사 단체 대표자 없어
교육계 "중앙보육정책위원회 개인이 보육 교사 입장 대변할 수 있나"
추진위 학부모 위원과 연구기관 위원 등 대표성 떨어진다는 지적도
입력 : 2023-04-05 15:53:52 수정 : 2023-04-05 17:54:59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정부가 유치원·어린이집으로 나뉜 국가 교육·보육 체계를 일원화하는 '유보 통합'의 첫발을 뗐지만 진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보 통합'의 주요 쟁점을 논의·심의하는 기구인 '영유아교육·보육통합추진위원회'(추진위) 구성이 난항을 겪으면서 출범도 한 달 이상 늦춰진 데다 추진위원으로 보육 교사 단체 대표는 빠진 채 유치원 노조 대표만 포함돼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추진위원 위촉과 함께 유아 교육과 보육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추진위를 재편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옵니다.
 
한 달 이상 늦게 출범한 유보통합추진위, 유치원 노조 대표만 포함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추진위는 지난 4일 1차 회의를 가졌습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추진위원 24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추진위 운영세칙 심의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당초 추진위는 지난 2월 말에 출범할 예정이었지만 추진위원 구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 달 이상 늦어졌습니다.
 
추진위 출범 이후에도 잡음이 생기고 있습니다. 정부가 함미영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보육지부장을 추진위원으로 위촉했다가 최종 명단에서 제외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입니다.
 
교육부는 함 지부장을 추진위원 후보로만 검토했을 뿐 최종적으로 위촉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추진위에는 유치원 교사 등으로 구성된 유치원 노조 대표만 포함되고, 어린이집 보육 교사 단체 대표자는 한 명도 없게 됐습니다.
 
올바른유보통합추진범국민연대(범국민연대)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추진위원 위촉과 함께 유아 교육과 보육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추진위를 재편해야 한다는 요구했습니다.(사진 = 장성환 기자)
 
"보육 교사 단체 대표 위촉 철회, 현장 교사 전체 무시하는 처사"
 
교육단체는 이러한 추진위 구성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유아 교육과 보육 대표자 구성에 균형이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올바른유보통합추진범국민연대(범국민연대)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추진위 및 추진단의 설치·운영에 관한 규정 제4조에 따르면 위원장이 위촉하는 위원은 '유아 교육 및 영유아 보육 관련 단체 대표자'로 명시돼 있으나 교사 위원 중 보육 교사는 단체 대표자가 아닌 중앙보육정책위원회 소속 교사 개인이 위촉됐다"며 "이러한 인선이 현장의 약 30만 명에 달하는 보육 교사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게다가 보육 교사 단체의 대표를 위촉하는 과정에서 이미 위촉동의서를 받은 당사자에게 설명이나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위촉을 철회한 것은 보육 현장에 있는 교사 전체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덧붙였습니다.
 
"대표성 있는 추진위원 위촉하고 추진위 구성 전면 재편해야"
 
아울러 이들은 추진위의 학부모 위원과 연구기관 위원 등도 대표성이 떨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명하 안산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학부모 위원의 경우 학부모 단체가 아닌 중앙유아교육위원회 소속 개인이 위촉됐을 뿐만 아니라 연구기관 위원 역시 지난 20년간 유아 교육 관련 연구를 10건도 수행하지 않은 한국교육개발원의 석좌 연구위원이 위촉됐다"면서 "'유보 통합'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데 교육부가 현장과 소통하지 않으니 큰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또 "현재 '유보 통합' 정책은 교사 자격 체계 개편에 대한 거센 반발로 교사 양성 및 자격 제도 조정이 관건인데 교사 양성 대학 협의체 당사자들이 추진위 구성에서 배제됐다"며 "지금이라도 이들을 추진위원으로 위촉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범국민연대는 "각 부문의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추진위원을 위촉하고 추진위 구성도 전면 재편해야 한다"면서 "또한 전문성 확보를 위해 유아 교육 및 유아 특수교육 전문가를 추가 배치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올바른유보통합추진범국민연대(범국민연대)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추진위원 위촉과 함께 유아 교육과 보육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추진위를 재편해야 한다는 요구했습니다.(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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