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불량 철강재 수입에 '골머리'
중국산 H형강, 불법·편법 반입 대책 필요
"국민 주거 안전에 위협까지 될 수 있다"
입력 : 2023-04-17 06:00:00 수정 : 2023-04-17 06:00:00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철강업계가 중국산 불량 철강재 수입 문제로 장기간 곤혹을 치르고 있습니다. 10여년전부터 계속됐던 수입 철강재의 불법·편법 사용이 아직까지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엔 한국산업표준(KS)에 맞지않고 편법으로 수입된 중국산 건축재 '가공 H형강'과 '비KS SS400 강종'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합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철강 유통 시장에서는 H형강에 철판을 용접한 형태의 편법 수입 철강재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H형강 양 끝에 일명 '마구리판'이라 불리는 철판('엔드 플레이트')을 붙여 철판의 네 귀퉁이에 구멍을 뚫은 구조입니다. 이 제품은 수입품목 분류코드(HS코드) 기준 '기타 철구조물'로 수입됩니다.
 
이 제품은 국내에 수입된 뒤 용접된 마구리판을 제거해 H형강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H형강 본래의 수입 품목 HS코드로 국내에 들어오면 덤핑방지관세 32.7%가 적용됩니다. 하지만 이같이 H형강을 변형해 들어올 경우 '기타 철구조물'로 적용돼 관세가 적용되기 않습니다. 이같은 가공 편법이 사용되는 이유입니다.
 
심지어 이번에 들어오는 가공 H형강은 국내 표준 규격인 KS에 부적합한 제품입니다. 업계에서는 KS 기준을 적용한 건설현장에서 해당 제품이 사용될 경우 구조물 붕괴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 산업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 뿐만아니라 국민 주거 안전까지 위협이 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내에서 가공 H형강을 수입해 마구리판을 떼어내고 구조물로 사용하는 건 불법입니다. 가공 H형강 뿐만아니라 비KS SS400 강종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비KS SS400 강종은 지난해 국내에 약 23만톤(t)이 들어왔습니다. 이들 수입품이 건축 구조물에 사용될 경우 구조 설계와 시공에서 규격에 맞지 않는 제품이 사용되는겁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SS400 H형강 수입량은 총 89만6000t입니다. 이 중 비KS 규격인 JIS 제품이 42만1000여t으로 전체 수입량의 47%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제품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상황에 대한 정부의 제고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내 수입 업체도 스스로 자성하고 편법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철강재가 사용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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