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래구 구속실패·송영길 자진귀국…검찰, '발등의 불'
구속 피한 강래구…검찰, 영장 재청구 검토
송영길 검찰조사 '분수령'…돈봉투 의혹은 '부인'
입력 : 2023-04-24 06:00:00 수정 : 2023-04-24 06:00:00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민주당 돈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검찰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검찰은 영장 재청구를 위한 보강수사에 들어갈 전망입니다.
 
검찰은 강 전 위원의 첫구속을 실패한데다 수사 종착지로 여겨지던 송영길 전 대표가 조기귀국해 검찰조사를 받는다는 돌발변수 등이 발생해 수사계획에 암초를 만났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22일(현지시간) 파리 3구 한 사무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송영길 전 대표는 지난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귀국해 검찰 조사에 당당히 응하고 책임지고 사태를 해결하겠다"며 이날 오후 3시를 귀국 시점으로 제시했습니다.
 
지난 21일에는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정당법 위반 및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 협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법원은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등의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지난 19일 강 위원을 소환한 당일에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조사 후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배경에 대해 검찰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관련자들을 회유 정황이 있었다"며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 인멸·도주 우려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강 위원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 적용했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뇌물 공여자 등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제외했습니다. 다만 조사 후 영장 청구가 신속히 이뤄진 점을 볼 때 검찰은 정당법 위반·뇌물수수 혐의 등에 대해서는 확실한 물증과 혐의점을 찾은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증거인멸 우려·회유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그러나 법원은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피의자 등에 대한 압수수색 이후에 피의자가 직접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거나 다른 관련자들에게 증거인멸 및 허위 사실 진술 등을 하도록 회유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강 위원을 구속하기엔 검찰이 제출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주요 혐의에 대한 증거는 일정 부분 수집돼 있는 점, 강 위원이 그동안 검찰의 소환 조사에 임해왔고 사회적 지위 등을 고려했을 때 도망의 우려가 없다고도 봤습니다.
 
이에 검찰은 돈봉투 살포 의혹을 받는 피의자들을 중심으로 주변인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은 이미 구속 중인 상태에서 조사에 임하고 있고, 뇌물 공여자와 수수자들에 대한 수사망을 좁히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 소환 타깃은 민주당 의원들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검찰 "보강 수사로 구속영장 재청구 검토"
 
검찰은 강 전 위원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며 보강수사를 통한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검찰은 "정당의 당대표 선거 금품살포 전체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 피의자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공범들과 말맞추기 및 회유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그로 인해 공범들간 실질적인 증거인멸 결과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피의자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증거인멸 우려가 명백히 인정되는 점을 고려할 때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 및 사유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며 "향후 보강수사를 통해 영장 재청구를 검토하는 등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송영길 검찰조사 '분수령'…돈봉투 의혹은 '부인'
 
앞서 검찰은 윤관석 의원과 이성만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고, 앞으로 피의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돈 봉투 살포가 송영길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민주당 차원에서 신속 수사를 주문한 가운데, 검찰은 송 전 대표도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송영길 전 대표는 24일 오후 3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입니다. 그는 22일 여린 기자회견에서 "당연히 민주당 상임고문에서도 사퇴한다.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당원도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히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가 귀국하면 검찰은 저와 함께한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고 바로 저를 소환해줄 것을 부탁한다"며 "검찰 조사에 적극 응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송 전 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대해선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 살포 의혹의 주요 피의자인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21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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