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늘봄학교' 확대에…교육계 "문제 해결 없이 밀어붙이기만"
교육부, 2학기부터 '늘봄학교 시범교육청' 7~8곳으로 늘려
교육 현장 "인력 충원 등 기존 문제 대책 없이 속도만 높여"
'늘봄학교 담당 교사제' 신설 두고도 "전담 인력 선발과 다른 문제"
입력 : 2023-05-18 16:34:24 수정 : 2023-05-18 18:27:01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정부가 희망하는 초등학생에게 이른 오전과 저녁 시간에 돌봄·방과 후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늘봄학교' 정책의 시범 운영을 확대합니다. 현재 5곳인 '늘봄학교 시범교육청'을 오는 2학기부터 7~8곳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입니다. '늘봄학교 담당 교사' 직군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러 문제가 명확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너무 빠르게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늘봄학교'로 인해 '마을 돌봄' 등 지역 사회에서 이뤄졌던 다양한 돌봄 형태가 다 붕괴됐다는 비판 목소리도 높습니다.
 
전국 '늘봄학교' 300여 개로 확대되지만 기존 문제 해결책 없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초등 돌봄교실 대기 수요 해소 및 2학기 늘봄학교 정책 운영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오는 2학기부터 '늘봄학교 시범교육청'을 7~8곳으로 확대해 총 300여 개 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시범 운영하겠다는 게 핵심입니다. 현재는 인천·대전·경기·전남·경북 등 5개 교육청 산하 214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시범 운영되고 있습니다.
 
2학기에 새로 선정되는 '늘봄학교 시범교육청'에는 특별교부금 400억원이 추가로 투입됩니다. 이에 따라 올해 '늘봄학교 시범교육청'에 지원되는 특별교부금 예산도 기존 6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됐습니다.
 
그러나 교육계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현재 '늘봄학교' 시범 운영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는 전담 인력과 공간 부족 등에 대한 뚜렷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면서 무작정 정책만 빠른 속도로 추진한다는 겁니다.
 
실제 교육부는 내년부터 '늘봄학교 시범교육청'을 7~8곳으로 확대할 예정이었으나 오는 2학기로 계획을 앞당겼습니다. 그럼에도 인력 부족 문제와 관련해서는 퇴직 교원과 노인 인력, 자원봉사자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간 부족 문제 역시 특별실·도서관 등을 이용하겠다는 이전 계획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박성식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은 "퇴직 교원·노인 인력 등 돌봄 전문 역량과 무관한 땜질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향만 고집하는 점이 실망스럽다"며 "정부는 정책에 속도를 붙이기 전에 인력 운영 개선책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교육부가 지난 17일 '초등 돌봄교실 대기 수요 해소 및 2학기 늘봄학교 정책 운영 방안'을 내놨습니다. 사진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운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늘봄학교 담당 교사' 직군 만든다지만…"다른 비교과 교사 자리 없어질 수도"
 
교육부가 새롭게 내놓은 방안도 있습니다. 바로 '늘봄학교 담당 교사제'입니다. 돌봄 담당 교사들이 수업도 하면서 '늘봄학교' 업무를 함께 보고 있어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늘봄학교 담당 교사'를 만들어 이들이 수업 부담 없이 '늘봄학교'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에 가칭 '늘봄학교지원특별법'도 제정할 계획입니다.
 
이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교육 현장에서는 기본적인 학교 업무를 담당할 교사도 부족한 지경이라 '늘봄학교' 업무만 전담할 교사를 두는 게 현실과 맞지 않다는 의견이 주를 이룹니다.
 
이형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은 "'늘봄학교' 업무를 전담할 인력을 뽑는 것과 교사를 '늘봄학교' 업무에만 활용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면서 "상당수 학교가 인력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데 그 부분은 해결해 주지 않고 '늘봄학교 담당 교사'를 만들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학교도 정해진 TO가 있기 때문에 '늘봄학교 담당 교사'가 정원으로 편입될 경우 다른 비교과 교사의 자리가 없어질 수도 있다"며 "학교 현장을 면밀히 살피지 않은 채 이런 식으로 정책을 밀어붙이는 건 옳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정부가 '늘봄학교' 정책에만 집중해 '마을 돌봄' 등 다른 돌봄 형태가 다 무너졌다는 견해도 존재합니다.
 
이다연 전교조 경북지부 정책실장은 "정부가 돌봄과 관련해 '늘봄학교'를 활용하는 자신들의 기조만 고집하면서 그동안 지역 사회에서 이뤄졌던 '마을 돌봄' 등 다른 형태의 돌봄이 전부 와해됐다"면서 "학교가 돌봄 업무를 전담하는 형식만 밀어붙일 게 아니라 다양한 돌봄 형태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된다"고 의견을 표했습니다.
 
교육부가 지난 17일 '초등 돌봄교실 대기 수요 해소 및 2학기 늘봄학교 정책 운영 방안'을 내놨습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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