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장 반대·집회도 OK” 서울시·주민 대화 시작
서울시, 상암소각장 관련 주민소통협의회 가동
반대·집회 주요 단체 참여해 의견 교환 초점
결정고시 연기 가능성도 “당분간 소통 집중”
입력 : 2023-05-22 16:30:01 수정 : 2023-05-22 21:35:12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신규 자원회수시설(소각장) 부지 발표 9개월만에 마포 주민과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주민 반대가 극심했던 상황에서 특정 결론을 내기보다 우선 서로 간의 거리를 좁히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9월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마포 소각장 신설 백지화 투쟁 본부가 소각장 추가 설치 반대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민들, 9개월째 소각장 반대 계속
 
작년 8월 서울시는 입지선정위원회를 통해 신규 소각장 부지로 마포구 상암동을 발표했습니다.
 
객관적인 선정이라는 서울시 설명과는 달리 이미 소각장을 감내하고 있던 주민들로서는 추가 건립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주민들은 반대단체를 조직하고 서울시의회와 마포구청, 기존 소각장 부지, 오세훈 시장 거주 아파트 등에서 집회를 했습니다.
 
서울시에서 준비했던 주민설명회와 공청회 등도 주민들의 단체행동으로 저지되기 일쑤였습니다.
 
신규 상암 자원회수시설(소각장) 입지 예정 부지. (사진=뉴시스)

섣부른 결론 대신 소통에 집중
 
그렇게 평행선만 달리던 양 측이 지난 10일 마주앉았습니다.
 
서울시는 주민소통협의회 첫 모임을 지난 10일 갖고 조만간 두 번째 모임을 가질 예정입니다.
 
첫 모임엔 ‘소각장백지화투쟁본부’, ‘쓰레기 문제해결을 위한 마포공동행동’, ‘광역자원회수시설 추가설치반대 범시민·사회단체협의회’ 등 3개 주민단체와 마포구 등에서 11명이 참석했습니다.
 
협의회는 각자 입장이 상반되는 만큼 섣부른 안건을 제시하거나 결정하려는 행위 대신에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들을 예정입니다.
 
신규 소각장 건립 자체가 예민한 사안으로 그동안 간극이 큰 상황에서 당분간 협의회를 통한 소통에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협의회의 기간을 특정하거나 목표를 특별히 두지 않았으며, 주민단체들이 반대 집회 등을 이어가도 문제삼지 않을 계획입니다.
 
상반기로 예정됐던 신규 소각장의 결정고시도 협의회 운영에 따라 하반기로 넘어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향후 협의회 내부에서 어느 정도 의견이 모이게 되면 주민들과 오 시장과의 면담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소통에 집중해 논의를 우선하고, 결정 고시를 나중에 언제 할지는 그때 가서 고민을 해야 될 것”이라며 “얘기듣자고 한건데 반대한다고 문제 삼아서도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3월7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서울시 주최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가 열리자 경기장 앞에서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대 주민단체들 "입장 똑같아"
 
협의회에 참여한 주민단체들도 당장 소각장 추진에 대한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갈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찬성 혹은 반대 식의 이분법적인 접근을 벗어나 대안을 논의하고 출구전략을 찾을 전망입니다.
 
성은경 백투본 위원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저희 원론적인 입장은 똑같다”며 “협의회에서 서울시는 집행부의 역할만 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로 지속되는 동안 결정고시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박용준·정동진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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