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심 악화에...건설사, 사모채 선회
포스코이앤씨·한양·KCC건설 등 사모채 발행
공모채 시장서 건설업종 투심 '냉랭'
"자금조달 환경 어려워…신용도가 관건"
입력 : 2023-06-07 06:00:00 수정 : 2023-06-07 06:00:00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권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건설사들이 앞다퉈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지만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는 여전히 냉랭합니다. 신용도 높은 대형 건설사가 아니면 공모채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사모채로 눈을 돌리는 추세입니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한양(BBB+)은 지난달에만 총 675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습니다. 이 중 180억원 1년물과 150억원 1.5년물은 녹색채권으로 금리는 각 연 7.5%, 7.8%입니다. 175억원은 금리 4.967%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으로 발행됐습니다. 나머지 170억원은 금리 8.5%의 일반 사모채입니다.
 
P-CBO는 신용보증기금의 지원을 받아 발행하는 일종의 증권입니다. 신용 보강이 이뤄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금리 조달이 가능하죠.
 
지난달 30일 KCC건설(A-)은 P-CBO를 통해 170억원의 사모채를 찍었습니다. 연 6.353% 금리로, 지난 2월 발행한 P-CBO 200억원 금리(5.757%)보다 높았습니다.
 
앞서 4월에는 900억원 규모의 공모채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매수주문이 130억원에 그쳤습니다. KDB산업은행과 증권사 인수로 미달 잔액을 채웠습니다. 금리는 희망금리 상단인 연 7.005%로 책정됐습니다.
 
DL건설(A-)은 300억원(금리 6.4~6.5%)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으며, 포스코이앤씨는 사모채로 1300억원(리 5.26%)을 조달했습니다.
 
이밖에 P-CBO를 통해 동원건설산업은 450억원, SK에코플랜트는 170억원을 확보했습니다. HL디앤아이한라(70억원)와 동부건설(30억원)도 사모채를 발행했습니다.
 
서울 소재 건설현장. (사진=뉴시스)
 
이처럼 건설사들이 사모채 발행에 나서는 이유는 공모채 시장에서 건설 기업들이 힘을 못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발행된 건설업 회사채 134건 중 공모채는 단 11건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사모채입니다.
 
공모채 11건 중에서도 6건만 수요예측에서 주문액이 모집액을 넘어섰는데요. SK에코플랜트(A-), 현대건설(AA-), GS건설(A+)이 이에 해당합니다. 모두 다른 건설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대형 건설사입니다.
 
지난 2월 SK에코플랜트는 1000억원 규모 공모채 수요예측을 받은 결과, 5080억원이 몰려 발행액을 2000억원으로 늘렸습니다. 같은 달 현대건설은 1500억원 모집에 3200억원이 몰려 17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고, 1500억원 공모채를 발행한 GS건설은 주문액 219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올해 1월 250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한 롯데건설은 지난해 수요예측에서 주문액이 400억원에 그쳤습니다. 1200억원은 기업 지원을 위해 조성된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로, 900억원은 산업은행 인수로 채권 발행에 성공했습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4월 공모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KCC건설을 비롯해 신세계건설 또한 800억원 모집에 100억원의 주문을 받는 등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데다 원자잿값 상승으로 건설업이 위기를 맞으면서,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도 창구도 좁아지고 있습니다.
 
김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건설업 회사채 발행은 수요예측 경쟁률, 발행금리 등 전반적인 조건이 과거 대비 악화됐다"면서 "시장 내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건설사의 신용도"를 자금조달의 핵심으로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단기간 내 미분양 해소가 어려운 점, 높은 공사원가 부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에 대한 우려를 감안하면 당분간 건설사의 자금조달환경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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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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