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짜맞은 TBS·서사원 혁신안 ‘산 넘어 산’
서사원, 서울시 재검토 의견…운영비 부족 직면
TBS, 시의회서 혁신안 구조조정 이견 추경 난항
입력 : 2023-06-26 06:00:10 수정 : 2023-06-26 06:00:1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 출연기관인 서울시사회서비스원과 TBS 교통방송이 내놓은 혁신안이 잇달아 퇴짜를 맞으면서 예산 부족분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서사원이 제출한 혁신안을 검토한 결과 지적사항 및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근본방안과 개선계획이 담겨있지 않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통보했습니다.
 
서사원은 작년 말 운영비 168억원 중 100억원이 삭감당하면서 운영 비효율, 높은 인건비, 민간과의 차별성 부족 등을 지적받은 바 있습니다.
 
이에 서사원은 지난 4월 긴급·틈새돌봄 집중, 위탁사업 민간 이전, 시설 통합 및 이전 등을 혁신안에 담았으나 부족하다는 의견입니다.
 
서울시는 “근본 원인인 전문서비스직 임금체계 개선, 도덕적 해이 방지에 대한 개선방안 없이, 서울시 출연금에 의존한 경영방식 유지를 전제로 하고 있다"며 “근로 동기부여 및 종사자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한 임금체계 개선방안을 제시해야 하고, 민간과 경쟁을 통해 생존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사원
 
서사원 "재검토 의견낸 서울시 '적반하장'"
 
서울시의 재검토 의견을 받은 서사원은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임금체계 개선은 결국, 돌봄 종사자에 대한 월급제를 시급제로 전화해야만 가능한 일인데 이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도록 변경하는 경우에 해당해 일방적 계획이 아닌 노사합의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서사원은 노조와의 협의를 착수했지만, 종사자의 수입이 대폭 줄어드는 상황에서 노조 측이 반발할 가능성이 커 합의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또한 황정일 대표 취임 이후 병가 및 근무시간이 상당부분 개선됐으며, 민간과 경쟁할 수 있는 공공돌봄기관 요구는 불가능한 주장이라고 항변했습니다.
 
당장 남은 운영비로는 8월 이후로 운영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서울시가 혁신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마지막 희망인 내부유보금 사용 승인 역시 어려운 상황입니다.
 
서사원 관계자는 “제 살과 뼈를 깍는 고통을 감내하고 어렵사리 마련한 서사원의 혁신자구안에 대한 작금의 서울시 입장과 태도는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라며 “개혁과 혁신의 물결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서울시가 추경을 편성해 주거나 내부유보금 사용을 승인해 줄 것을 간곡히 촉구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정태익 TBS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TBS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3 TBS 혁신안 발표회에서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TBS 혁신안, 상임위서 혹평, 추경 쉽지 않아
 
TBS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작년 시의회에서 TBS 지원 폐지 조례가 통과하고 올해 출연금도 88억원 삭감되면서 위기에 처한 TBS는 김어준씨를 비롯한 방송진행자를 대거 교체하며 쇄신에 나섰습니다.
 
TBS는 5년 내 정원 20% 감축을 비롯해 물의 방송인 출연 금지, 신규 채용 중단, 업무추진비 삭감, 간부급 연봉 4% 반납 등을 담아 혁신안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추경 통과와 지원 조례 부활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시의회 국민의힘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기만 합니다.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측 의원들은 “제대로 된 인력감축 계획이 없다”며 혁신안에 대해 평가절하했습니다.
 
현원이 아닌 정원 20% 감축은 효과가 미미하고, 기존 인력을 내보내는 대신 신규채용 중단을 담은 혁신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입니다.
 
지난 20일엔 혁신안을 두고 이견을 보인 끝에 정태익 TBS 대표와 국민의힘 의원들 간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서울시가 TBS에 추경 73억원을 편성한 상황이지만,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가게 됩니다.
 
유정희 문화체육관광위 부위원장은 “혁신안과는 별개로 당장 일도 해야 하고 급여도 지급을 해야 되니까 추경이 필요하다라는 입장”이라며 “상임위 내부에서 안건으로 논의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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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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